가야고분군 통합관리기구 유치 실패 대응 논란

  • 유선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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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1-07  |  수정 2025-01-08 08:00  |  발행일 2025-01-08 제12면
김해 유치 확정 공식 입장 없어

오히려 유산청 협조의사 밝혀

군, 유치 실패 책임 회피 모양새
가야고분군 통합관리기구 유치 실패 대응 논란
200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이후 통합관리기구 설치와 관련된 갈등의 원인을 제공했던 고령 지산동고분군 전경. 영남일보 DB
경북 고령군이 강력하게 추진했던 '가야고분군 통합관리기구' 유치 전략이 실패로 끝났다. 고령군은 유치 실패가 확정되자 기존 입장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대응, 군민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7일 고령군과 국가유산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가유산청이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통합관리기구를 경남 김해에 설치한다고 밝혔다. 가야고분군이 경남 김해시·함안군·창녕군·고성군·합천군과 경북 고령군, 전북 남원시 등 3개 광역·7개 기초지자체에 흩어져 있는 만큼 통합관리기구는 10개 지자체 공동 재단법인 형태로 설립될 전망이며 이 곳에서 기구 규모와 조직, 재원 등을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운영비는 연간 28억~38억원으로 예상했다. 유네스코는 지난 2023년 9월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된 가야고분군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통합관리기구 설립을 권고했고 고령군과 김해시가 유치에 적극 나섰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이와 관련한 용역조사에서 김해가 최적지라는 결과가 나오자 고령군은 강력 반발했다. 용역기관이 인구 규모와 지방세 규모, 지역 총생산, 인구증가율, 재정자립도, 인구밀도, 관리 이동거리 등 7가지 지표의 합리성에 대해 설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가야의 가장 큰 세력이었던 대가야의 중심지가 고령이었으며 가야고분군의 57%가 고령군 대가야읍 지산동에 집중돼 있는 것을 간과했다고 강조했다. 이후 고령군은 세계유산 통합관리기구 고령유치를 위한 단체 결성을 추진하는 등 범군민 대응 전략을 세웠다.

국립김해박물관,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 국립가야역사문화센터 등 가야와 관련된 국립기관이 모두 경남이 있는 만큼 지역 안배와 형평성 차원에서도 통합관리기구가 고령으로 와야 된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통합기구 유치 당위성을 알렸다. 고령군이 통합관리기구 유치에 열을 올린 배경에는 가야고분군의 관리권을 획득해 고령군의 위상을 높이고 가야사 연구의 주도권을 쥐는 한편 통합기구를 활용한 관광객 유치가 용이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었다. 고령군은 통합관리기구 김해 유치 확정 이후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는 대신 국가유산청으로부터 가야고분군 관련 예산지원을 확답받았다고 홍보하며 유치 실패 책임을 회피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고령군이 김해 유치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국가유산청 등에 밝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군민들이 이용당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고령군 관계자는 "통합관리기구 유치 가능성이 높지 않은 만큼 이에 고집하기 보다 예산 지원이라는 실속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유선태기자 yous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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