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금 대출? 유흥업종은 안됩니다”

  •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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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12-09   |  발행일 2011-12-09 제12면   |  수정 2011-12-09
시중은행, 안마시술소 등 불건전업종 대출 제한
대구신보, 골프장·담배 중개업 보증대상서 제외
정부지원 보증기관은 법무·수의업·보건업도 포함

음식점을 운영하는 최종영씨(가명·58)는 매출이 하락하자 고민 끝에 업종전환을 결심했다. 젊은층이 많은 지역 특성상 클럽식 매장으로 바꾸면 손님을 많이 모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계산기를 두드리던 최씨는 부족한 자금을 빌리기 위해 시중은행을 방문했다가 ‘대출 불가’라는 통보를 받았다. 급하게 서민금융 지원기관인 신용보증재단과 신용보증기금에도 문의했지만 마찬가지로 거절당했다. 전환하려던 가게 업종이 유흥주점업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최씨는 “클럽이 유흥업종으로 분류되는지를 모르고 대출을 신청했다가 망신만 당했다”면서 “주위의 신협이나 새마을금고에 대출 여부를 알아봐야겠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창업을 장려하며 적극 지원하고 있지만 일부 업종에 대해선 대출이 제한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과 정부지원 보증기관의 경우 유흥주점 등 이른바 ‘불건전업종’에 대해 대출을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여신금지업종 제도는 1998년 폐지됐지만, 최근 시중은행이 미풍양속을 해치는 업종을 중심으로 대출을 제한하기로 하는 등 사실상 제도를 부활시킨 것이다.

지역에서 여신금지업종을 가장 엄격하게 적용하는 기관은 대구신용보증재단(이하 대구신보)이다.

대구신보의 경우, 자체 규정에는 유흥주점이나 골프장, 담배 중개업은 보증이 안 된다. 또한 금융이나 보험업과 방문판매업자, 모피제품 도매업도 보증대상에서 제외된다.

정부자금의 대출제한 대상은 더욱 광범위하다. 골동품과 귀금속 중개업, 주류 도매업, 숙박업, 법무, 회계 및 세무, 수의업, 보건업까지도 제외된다.

신용보증기금의 창업자금 보증 제외업종도 비슷하다. 다만 신용보증기금은 보증 제한 대상일지라도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이사회 의결을 거친 후 지원이 가능하다.

신용보증기금 관계자는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보증기관이 향락, 고소득 업종을 지원한다는 것은 법적 문제뿐만 아니라 국민 정서상 맞지 않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시중은행은 그나마 보증기관보다는 대출 제한업종의 대상이 적은 편이다. 일반유흥주점, 무도유흥주점(나이트클럽 등), 도박업, 안마시술소 등의 업종은 대출 제한 대상이다.

대구은행의 경우 불건전오락기구 제조업이나 댄스홀 및 댄스교습소, 도박장 운영업이나 증기탕업, 안마시술소에 대해선 여신을 금지한다.

농협도 대동소이하게 나이트클럽이나 카바레 등 유흥주점업, 도박장운영업, 안마시술소 및 증기탕, 사행성게임기 제조 및 유통관련 기업, 사행성 성인오락실에 대해서 여신을 제한하고 있다. 이밖에 부산은행은 복권업, 광주·경남은행은 음란물제조업도 대출을 금지한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사회적으로 불건전한 업종에까지 여신을 제공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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