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리포트] 수사권 조정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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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30   |  발행일 2018-11-30 제10면   |  수정 2018-11-30
천주현 형사전문변호사(법학박사) www.brotherlaw.co.kr

수사는 임의의 수단으로 시작하지만 저항·도주하는 피의자를 발견·확보하거나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강제적 수단으로 끝을 맺는 것이 보통이다. 임의의 방법이라 하더라도 반복적 소환과 신문은 언제든 강제수사로 변질될 수 있거나 강제가 동반·포함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눈에 보이는 수단이 강제력이 아니라 하더라도 강제성을 내포하거나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면 강제수사로 봐야 한다. 법원의 판례도 이와 같다(실질설). 이처럼 수사가 본래 강제적인 것이건, 언제든 강제적인 것으로 변화할 수 있는 것이건 매우 위험한 공권력 작용임에는 틀림없다. 수사 중 자살하는 이가 많은 것을 보면 수사는 절제돼야 하고, 신중해야 하며, 정확해야 한다.

그간의 우리 수사구조는 경찰의 현장중심 수사, 초동 수사 후 검찰의 법리중심 수사, 보충 수사를 예정하고 있었으나, 실제론 검찰의 경찰 지휘, 검사의 광범위한 직접수사 중심으로 운영돼 왔다. 이 과정에서 국민은 경찰과 검사로부터 이중 수사를 받는 고통을 겪었고, 경찰이 무혐의 의견으로 송치해도 검사의 생각이 기소의견이라면 장기간의 보완수사를 받아야 했다. 반면 경찰이 기소의견으로 송치해도 검사의 생각이 불기소이면 실체 진실이 법정에서 가려지기도 전에 사건은 은폐·암장됐다. 결국 둘의 의견이 같으면 과잉수사, 다르면 장기수사 또는 진실암장의 문제가 있었다. 이는 수사기관이 위·아래 두 개인 것에서 발생한 문제점이다. 한편 수사는 실체진실 발견을 위한 전 단계이기도 하면서 수사작용 자체의 독립적 성격도 갖고 있다. 수사는 법규의 규정에 예속되면서도 한편으론 법규 해석 과정에서 덤으로 얻는 수사재량도 있다. 이런 이유로 과잉수사와 수사축소가 동시에 가능하고, 이는 곧 피의자 인권침해와 피해자 권리침해로 귀결된다. 이것은 수사가 본래적으로 재량적이라서 발생하는 문제점이다. 나아가 수사는 강제적 수단을 당연히 예정하고 있기 때문에 인권을 침해할 수 있고, 진실발견을 위해선 어떠한 수단도 사용해도 좋다는 강한 유혹을 초래한다. 이는 수사작용이 예정하고 있는 부수적 문제점이 된다.

헌법과 형사소송법은 검사제도를 두고, 경찰에 전적인 수사권을 주지 않아 왔다. 그러나 검사제도에 대한 환상으로 입법된 순진한 내용이 많고, 수사지휘건 영장지휘건 검사에 의해 악용될 경우를 대비한 실효적 규정이 없다. 때로 현실에서는 검사의 직접수사와 부당한 수사지휘로 인권이 침해되거나 사건이 왜곡되는 경우도 많다. 여기서 검사제도를 그대로 둘 수 없다는 당위에 도달하게 되며, 검사와 경찰을 상호 견제·대립시킬 묘안이 필요하게 된다. 수사권의 남용과 유기 모두를 막기 위해 고안된 것이 이번 정부의 수사권 조정안이며, 이 목적은 인권보장이고, 수단은 검찰권 약화다. 대전제는 당연히 타당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검사는 공익의 대표자로서 범죄수사, 공소의 제기 및 그 유지에 필요한 사항, 범죄수사에 관한 사법경찰관리 지휘·감독, …(중략) 사항에 대한 직무와 권한이 있고, 검사는 그 직무를 수행할 때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며 주어진 권한을 남용해선 안된다(검찰청법 제4조). 이번에 손보려는 것은 수사와 수사지휘 부분이다. 그간 검사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고 권한을 남용했기 때문이다. 상당수 사건에서 검사는 공익의 대표자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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