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학 2학기도 비대면 수업… 수업 질 어떻게 높일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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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9-14   |  발행일 2020-09-14 제27면   |  수정 2020-09-14

대구권 대학들이 실험·실습·실기 과목과 30~50명 정도의 소규모 강좌를 제외하고는 2학기 내내 비대면 수업을 하는 것으로 학사일정을 조정하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한 코로나19가 기대만큼 빨리 숙지지 않는 데다 비대면 수업의 질적 개선을 위한 조처로 보인다.

대학들은 지난 1학기에 대부분의 수업을 비대면으로 전환했다. 시험도 비대면 온라인으로 실시했다. 하지만 교육부의 원격수업 20% 제한 권고 때문에 우왕좌왕하면서 준비 없이 비대면 강의를 진행했다. 이렇다 보니 당연히 강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고 학생들의 불만이 컸다. 학생들이 등록금 반환을 요구한 큰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전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90% 이상이 온라인 또는 온·오프라인 강의 병행 시 2학기 등록금이 감액돼야 한다고 했다. 그 큰 이유로 '비대면 수업으로 인한 수업 질 하락'을 꼽았다. 비대면 수업의 질에 대한 불만이 팽배해 있다는 방증이다.

대학들이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는 것은 코로나 위기 속에 학생 안전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이런 가운데 교육부도 올해 하반기에 원격수업 운영기준 지침을 없애고 대학이 학칙을 통해 원격·대면 수업을 자율로 정하도록 훈령을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부분 대학이 전통적인 강의식 수업(대면 수업)에 익숙해 비대면 온라인 수업에 대한 노하우가 많지 않은 데다 시일도 촉박하다. 당연히 수업 부실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

지난 1학기에 대학과 학생 모두 수업진행, 평가방법 등에서 제대로 된 방향을 찾지 못해 혼란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다양한 문제와 요구사항을 반영해 학생들의 수업 만족도를 높여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대학이 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하지만 정부도 팔짱만 끼고 있어선 안 된다. 그동안의 교육부 대책이 유치원과 초중고에 맞춰지다 보니 대학에 대해선 소홀히 해온 측면이 있다. 비대면 수업의 질을 개선하는 데는 대학의 힘만으로 한계가 있다. 정부와 대학이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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