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체중 감량 및 유지 어려울 땐 의학적 도움 필수

  • 박지연 칠곡경북대병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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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3-22   |  발행일 2022-03-22 제16면   |  수정 2022-03-22 07:50
합병증 유발 고도비만, 의학치료 필요
비만대사수술이 선택사항 될 수 있어
지역별 병원의 비만클리닉 활용 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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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연 칠곡경북대병원 교수(위장관외과)

한국은 더 이상 '비만 청정국'이 아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검진 자료를 보면 지난 11년간 국내비만 유병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특히 '고도비만'(3단계 비만)의 유병률은 0.30%에서 0.89%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20, 30대에서 고도비만 인구는 더 가파르게 증가해 약 50명 중 1명에 이른다.

무엇보다 비만은 다른 질병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이런 이유로 1997년 세계보건기구(WHO)는 비만을 '장기 치료가 필요한 질병'으로 규정했다. 비만 환자의 경우 정상 체중에 비해 암을 비롯한 제2형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지방간, 심혈관질환 등에 걸릴 확률이 높다. 체중으로 인한 심리적 위축감과 사회적 고립은 우울증, 불안 장애 등의 합병증을 야기하기도 한다.

대한비만학회 기준에 따르면 체질량지수(BMI) 35 이상이면 3단계 비만 혹은 고도비만에 해당한다. 고도비만의 단계는 현실적으로 식이요법이나 운동 등 자가치료로 체중을 관리하기 어려워진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고도비만 환자들이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대신 혼자만의 의지로 운동, 다이어트를 시도하고 있다. 고도비만 환자들은 관절염, 당뇨병 등 건강 위험 신호를 이미 받고 있을 확률이 높고 이 상태에서 심한 다이어트나 격렬한 운동은 오히려 몸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일시적으로 체중 감량에 성공하더라도 지속 가능한 방법이 아니라면 몸무게가 체중 감량 이전보다 더 증가하는 '요요현상'을 겪게 된다. 고도비만 환자는 비만으로 인한 체력 저하, 호르몬 변화 등으로 운동, 식이 조절 등을 통해 스스로 체중 감량 상태를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고도비만을 앓고 있다면 우선적으로 비만클리닉을 운영하는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전문가들은 고도비만을 치료하고 체중 감량 상태를 유지하는 데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비만대사수술을 제언한다. 이 수술은 위의 용적을 줄여 음식 섭취량을 줄이거나 소장 일부를 음식물이 우회하게 만들어 소화 흡수량을 줄이게 된다. 이는 혈당을 낮추고 식욕을 억제해 당뇨병과 같은 합병증 치료에도 효과적이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만대사수술은 단순히 위 크기를 줄여 식이를 조절하는 것에서 나아가 비만을 관장하는 호르몬과 장내 세균의 변화를 일으켜 식욕을 더 떨어뜨리고 지속적으로 체중을 조절한다. 스웨덴에서 진행한 고도비만 환자 20년 추적 연구 결과 비수술적 체중 관리를 유지한 대조군은 10년 후와 20년 후 각각 1%의 체중 변화를 보인 반면 수술적 치료(루와이위우회술)를 받은 환자군에서는 10년 후 25%, 15년 후 27%의 체중 감량 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비만대사수술은 체중 감량 목표 달성을 위한 효과적이고 지속가능한 옵션이지만 수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불안감으로 이를 망설이는 경우가 여전히 많다. 지난 50년간 축적된 데이터와 기술의 발전으로 비만대사수술의 안전성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고 현재 위소매절제술이나 위우회술의 합병증 비율 및 사망 위험도는 담낭절제술이나 고관절 수술보다 낮은 수준이다.

더불어 비만대사수술은 개복수술이 아닌 복강경을 이용한 미세침습수술로 진행, 수술 창상이 작고 따라서 수술 후 환자가 느끼는 통증도 적어 수술 다음 날이면 일상생활에 큰 무리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내에서 비만대사수술은 2019년 1월 건강보험이 적용되어 체질량지수(BMI)가 35㎏/㎡ 이상이거나 △체질량지수가 30㎏/㎡ 이상이며 동반질환을 동반하는 경우 △체질량지수가 27.5~30.0㎏/㎡이면서 혈당조절이 되지 않는 제2형 당뇨환자의 경우 수술을 포함한 치료 비용의 20%만 부담하면 된다.

암과 같이 건강을 위협하는 질병에 걸렸다면 병원을 찾고 그에 따른 수술적, 비수술적 치료를 받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질 것이다. 고도비만 역시 의학적 치료를 필요로 하는 '질병'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의료진과의 적극적인 상담을 통해 나에게 맞는 치료법을 찾아야 한다. 최근에는 외과, 내분비내과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의학과, 신경과 등 여러 진료과의 전문의가 협진하는 '비만 클리닉'이 전국적으로 늘고 있다. 의료진과의 전문적인 상담 및 진료를 통해 본인의 상태에 맞는 치료책을 모색함으로써 '고도비만'이라는 합병증 연결고리를 끊고 건강한 삶을 되찾는 분들이 더욱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박지연 칠곡경북대병원 교수(위장관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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