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바이든 보는 앞에서 "미국에 50억 달러 추가 투자"

  •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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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5-22 17:35  |  수정 2022-05-23 09:04
바이든, 김정은에 전할 말은 "헬로...끝"
"우리는 훌륭한 여성 만나 결혼했다"
윤 대통령 '내각 남성 편중' 질문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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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오후 오산 미 공군기지에서 방한 일정을 마치고 일본으로 향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배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선 105억달러 투자에 바이든 "땡큐"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면담을 가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국에 2025년까지 로보틱스 등 미래 먹거리 분야에 50억 달러(약 6조3천억원)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22일 오전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방한 중인 바이든 대통령과 면담 후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이번 방한 기간 우리나라 기업인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과 단독으로 면담하고 투자 발표까지 한 것은 정 회장이 유일하다. 정 회장은 발표 시간 전후로 바이든 대통령과 35분 정도 독대했다. 발표까지 합쳐 두 사람의 만남 시간은 50여분에 달했다. 정 회장에 이어 연단에 선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을 선택해 준 데 대해 감사하며 미국은 현대차를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또 "현대차를 비롯해 미국에 투자하는 어떤 회사든 가장 숙련된 성실한 근로자와 협력하는 데 따른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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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2일 오전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숙소인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면담 관련 연설을 위해 함께 이동하며 마스크를 벗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에 전할 말' 묻자 "헬로…끝"
바이든 대통령은 22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전할 말이 있냐는 질문에 "헬로(Hello)"라고 간단히 대답하고서 잠시 뜸을 들인 뒤 "끝(Period)"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 정원에서 현대차의 미국 투자와 관련한 소감을 말한 뒤 미국 CNN방송 기자가 "김정은에게 보낼 메시지가 있느냐"라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그의 답변은 미국의 제안에 북한이 응답해야 할 차례라는 본인의 뜻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90분이 109분으로…케미 잘 맞아
앞서 한미 두 정상은 지난 21일 한미 소인수 회담, 환담, 확대회담 순서로 진행된 행사에서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특히 소인수 회담과 환담 시간이 대폭 늘어나면서 확대회담과 공동 기자회견이 축소되기도 했다. 소인수 회담은 이날 오후 1시32분부터 2시44분까지 72분간 이어졌다. 애초 예정됐던 30분보다 약 2.5배 길어진 셈이다. 차담 형식으로 진행된 단독 회담은 오후 2시44분부터 3시9분까지 25분간 진행됐다. 10분으로 예정됐던 이 환담 역시 2.5배로 늘었다. 두 정상은 반려동물, 가족의 소중함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격의 없이 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개 네 마리와 고양이 세 마리를, 바이든 대통령은 개와 고양이를 한 마리씩 기르는 반려동물 애호가다. 이와 관련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흔히 말하는 '케미(궁합)'가 굉장히 잘 맞는 관계로, 다른 쪽으로 화제를 바꾸기 힘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내각 남성 편중' 관련 질문에 멈칫
21일 열린 한미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에서는 윤석열정부의 '남성 편중' 현상에 대한 질문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미국 측 동행기자단의 워싱턴포스트 소속 기자는 "지금 (한국의) 내각에는 여자보다는 남자만 있다"며 "남녀평등을 이루기 위해 어떤 일을 하려고 계획하고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지금 공직사회에서, 예를 들어서 내각의 장관이라고 하면, 그 직전의 위치까지 여성이 많이 올라오질 못했다. 아마도 여성에게 공정한 기회가 더 적극적으로 보장되기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답변에 대해 "국제 망신"이라며 거세게 비판했다. 민주당 이수진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은 국제사회에 부끄러운 성평등 인식을 보여줬다"며"장관에 발탁할 만한 여성이 없었기 때문에 임명을 하지 못했다는 궁색한 변명은 성평등 인사에 대한 의지 부족을 감추기 위한 비겁한 책임 회피"라고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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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가 21일 오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영접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는 'Married up'한 남자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1일 윤 대통령에게 'Married up'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함께 만난 부인 김건희 여사를 극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표현은 '남자보다 훨씬 훌륭한 여성을 만나 결혼했다'는 표현이다. 이날 한미정상회담 및 기자회견을 마치고 국립중앙박물관 공식 만찬에 앞서 윤 대통령 부부와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에는 이런 말이 있는데, 윤 대통령과 저는 'Married up'한 남자들"이라며 말했다. 이에 김 여사가 "조만간 다시 뵙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인사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에 오시면 뵙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김 여사가 박물관을 함께 관람하고 떠난 뒤에도 만찬 자리에서 윤 대통령에게 다시 김 여사 얘기를 꺼내며 거듭 "뷰티풀"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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