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의 길] 엉겅퀴 딸, 아미스토리

  • 천미정〈새마을문고중앙회대구북구지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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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2-07  |  수정 2025-02-09 12:41  |  발행일 2025-02-07 제18면

[책 속의 길] 엉겅퀴 딸, 아미스토리

헬렌 켈러는 생후 19개월 만에 시각과 청각을 모두 잃었지만, 가정교사 앤 설리번의 헌신적인 도움을 받아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배웠다. 그녀는 최초로 하버드 여성 대학인 래드클리프를 졸업한 시청각 장애인이 되었으며, 평생을 장애인의 권리를 위해 헌신했다. 그녀가 남긴 말 중 하나는 지금도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린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볼 수도, 들을 수도 없지만, 마음으로 느낄 수 있다."

나의 딸 아미도 남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 다운증후군과 심장질환을 안고 태어난 그녀를 두고 의료진은 오래 살지 못할 것이라 말했다. 하지만 부모로서 포기할 수 없었다. 아미의 성장 과정은 남들과 달랐지만, 그 모든 순간이 소중했기에 나는 15년 동안의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겼다. 그리고 그 기록이 '엉겅퀴 딸, 아미스토리'라는 책으로 세상에 나오게 됐다.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금반지를 팔던 순간, 딸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에 기쁨을 느끼던 날들, "엄마 바보~"라며 장난스럽게 말하던 목소리, 아침마다 "오뎅 사주세요"라고 조르던 모습, 친구와의 이별 앞에서 눈물을 흘리던 순간까지, 모든 장면이 책 속에 생생히 담겨 있다.

장애를 가진 자녀를 키우는 일은 많은 인내와 노력을 요구한다. 이 책은 사랑과 가족, 그리고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다.

헬렌 켈러는 "혼자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아주 적지만, 함께 하면 엄청난 일을 해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장애를 가진 이들이 살아가는 사회는 개인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동할 때 비로소 따뜻한 세상이 만들어진다.

'엉겅퀴 딸, 아미스토리'를 통해 나는 독자들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지고 싶다. '나는 내 주변 사람들에게 얼마나 따뜻한 시선을 보내고 있는가?' 우리는 때때로 바쁜 일상에서, 혹은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느라 진정한 사랑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이 작은 계기가 되어, 책을 덮는 순간 독자들이 조금 더 따뜻한 사람이 되어 있기를 바란다.

천미정〈새마을문고중앙회대구북구지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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