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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정호 한국부동산원 대구경북지역본부장 |
대구 아파트시장의 온기는 언제 돌아올까. 대구시민 대다수가 궁금해하는 주제일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작년 대구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는 각각 4.99% 3.88% 하락했다. 타 광역시와 비교하면 초라한 수치다. 타 지역도 매매가격이 하락하기는 했지만 대구보다 하락 폭이 적다. 부산, 광주, 울산에서는 전세가격이 상승해 대구와 차이를 보였다.
대구 아파트 가격이 유독 많이 하락한 이유에는 여러가지 있겠지만, 첫째는 2021년부터 시작된 역대 최고 수준의 입주물량이라 할 수 있다. 2021년부터 4년간 입주 물량을 인구 100명당 기준으로 보면 대구는 4호 수준이다. 같은 기간 서울 1.8호, 부산 3.1호, 울산 1.7호다. 일반적으로 공급이 많으면 가격이 하락하는 이치와 같다.
둘째 이유는 정부 정책으로 대구 등 지방 광역시에 영향을 미치는 두 가지다. 우선 미분양 대책이다. 과거 미분양 무덤이라 불리던 2009~2012년에는 양도세 및 취득세 감면 등 세제 혜택이 있었다. 현재는 인구감소지역 주택 취득시 '1세대 1주택' 특례 정도만 있다. 대구는 남구, 서구, 군위군의 공시가격 4억원 이하 주택만 대상이다. 적극적 미분양 대책이 있었을 때는 미분양 1만4천호부터 시장은 상승전환됐다. 작년 1만호 내외에도 시장이 지속 하락한 이유는 미온적인 미분양 대책이 원인이라 할 수 있다.
2020년 8월부터 시행된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도 시장의 온기 회복에 걸림돌이 된다. 2주택자가 대구에 집을 사는 경우 8%, 3주택자는 12% 중과세를 내야 하는데 '취득세 중과를 완화하겠다'는 정부의 대책발표에도 관련 법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해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이런 정책환경 속 '제일 똘똘한 한 채'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서울과 지방 광역시 간 양극화는 심화되고 있다. 이는 지역별 외지인의 아파트 매매 비율에서 확인된다. 서울은 2006년 이후 외지인 비율이 평균 19.1%, 지난해는 23%로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반면 대구는 평균 비율이 14.1%이며 작년에도 약 15%를 유지해 평균과 비슷했다.
서울과 지방 간 양극화뿐 아니라 대구 내에서도 양극화는 심화됐다. 지난해 수성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3.16% 하락했다. 사용승인 5년 초과 아파트는 모두 하락했으나 5년 이하 신축아파트는 6.07% 상승했다. 지역적으로 수성구 외곽은 하락했고 범어·만촌·황금동의 선호도 높은 신축아파트는 높은 상승률을 보여 수성구 내에서도 양극화가 커졌다.
셋째 이유는 주택담보대출금리 인상이다. 2024년 10월 이후 기준금리 인하에도 가산금리가 인상돼 작년 7월 3% 중반대였던 주담대 금리는 연말 4% 중반대까지 역행하며 매수심리를 위축시켰다. 대구 수성구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도 금리가 저점을 찍었던 지난해 8월 일시적으로 상승했으나 금리 인상 이후 하락세가 커지는 모양새를 보였다.
아파트시장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입주 물량, 정부 정책, 금리 외에도 인구 감소, 유동성 증가, 경기 침체 등 다양하다. 시점에 따라 그 영향을 미치는 비중이 다를 뿐이다. 어느 한 요소만을 단정해 시장의 상승과 하락을 단정짓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어찌됐든, 지금 시장에서 벌어지는 초양극화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아파트시장의 다양한 변수를 관심있게 지켜볼 일이다.
<마정호 한국부동산원 대구경북지역본부장>

윤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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