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신골드러시

  • 박규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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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2-19  |  수정 2025-02-19 07:01  |  발행일 2025-02-19 제27면

골드러시는 19세기 캘리포니아에서 사금이 발견되면서 미국 개척민들이 대거 캘리포니아로 몰려든 현상을 말한다. 짧은 기간에 무려 25만명이 이주했는데 1849년 정착한 사람들에겐 '포티-나이너(Forty-niner)'라는 고유명사가 붙여졌다. 이주민들은 1858년까지 5억5천만 달러에 상당하는 금을 채굴했다.

호주의 골드러시도 꽤 유명하다. 1851년 시드니 북쪽 배서스트 지역에서 금광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세계의 이민자들이 몰렸다. 백인과 중국인 간에 격렬한 채금(採金) 경쟁이 벌어졌고, 급기야 호주는 '백호주의' 정책을 펴며 아시안인의 이민을 제한했다. '엘도라도의 전설'도 일종의 골드러시라 할 수 있겠다.

다시 골드러시다. 금 투자 신드롬에 금값이 고공행진이다. 국내 5대 은행의 골드바 판매액은 한 달 새 2배나 늘었다. 도화선은 트럼프의 관세 폭탄이다. 글로벌 관세전쟁이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거란 우려 때문에 안전자산인 금 투자가 급증했다. 대부분 실수요가 아닌 재테크 방편이다. 국내 금값은 '김치 프리미엄'까지 붙어 해외보다 20% 가까이 비싸다고 한다. 그런데도 구매러시로 골드바는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탈무드엔 "황금은 사람을 축복하는 것"이라는 대목이 나오고, 영국에는 "황금이 말하면 모든 혀는 조용해진다"는 속담이 있다. 영국의 평론가 존 러스킨은 "황금은 누군지를 묻지 않고 그 소유자에게 권리를 준다"고 했다. 하나같이 황금에 대한 찬사들이다. 금의 가치가 수직상승하는 요즘, 황금예찬론이 더 살갑다. 박규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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