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 환호와 탄식 오간 국회…국힘 분위기 ‘초상집’

  • 장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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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4-04 13:42  |  발행일 2025-04-04
윤석열 대통령 파면···국힘 ‘침울·침통’
권성동 원내대표 “국민 여러분께 대단히 송구”
[대통령 탄핵] 환호와 탄식 오간 국회…국힘 분위기 ‘초상집’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헌재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인용이 발표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기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오전 9시30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은 평소와 다르게 경비가 삼엄했다. 국회사무처는 3일부터 6일까지 외부인이 국회로 출입하는 것을 제한했고 기자들과 국회 직원들은 출입증을 제시해야 국회로 들어올 수 있었다. 개방된 문도 제한됐다. 경찰 버스들은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국회 인근을 둘러쌌다. 국회 주변 담장엔 바리케이드가 설치되기도 했다. 경찰은 그야말로 경계 태세 강화에 만반의 준비를 한 듯한 모습이었다.

국회 내부엔 이른 시간부터 취재진과 보좌관 및 국회 직원들로 분주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오전 10시40분쯤 본청 원내대표실로 속속 모여들기 시작했다. 권성동 원내대표,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김상훈 정책위의장을 비롯한 당내 지도부들이 함께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선고를 시청하기 위함이었다. 이들은 대부분 엄중한 표정으로 안색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지도부들은 엄중한 표정으로 취재진을 바라봤으며,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이 서로 휴대폰 화면을 보여주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취재진은 11시에 퇴장해 복도에서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 복도엔 전운이 감돌았다. 11시22분쯤 '윤석열 대통령 파면'이라는 소리가 들리자 바로 옆 조국혁신당 회의실에선 환호 소리가 터져 나왔다. 울먹이는 소리도 들렸다. 반면 국민의힘 대표실 내부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대통령 탄핵] 환호와 탄식 오간 국회…국힘 분위기 ‘초상집’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헌재의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인용이 발표되자 입장을 밝히며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시28분쯤 예결위 의장에 문이 열리자, 국민의힘 의원들의 표정이 적나라하게 보였다. 강명구(구미시을) 의원은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멍하게 땅을 바라봤고 조정훈 의원은 천장을 보며 울음을 참는 모습도 보였다.

이후 국민의힘 의원들은 오후 12시10분쯤 예결위 회의장에서 열린 비상 의원총회에 참석했다. 의총장 분위기는 초상집이었다. 맨 뒷줄에 앉은 주호영(대구 수성구갑)·김기현, 나경원 등 다선 의원들은 망하니 정면을 바라봤다. 특히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얼굴이 붉어진 상황에서 울음을 참으려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나 의원은 단호한 표정으로 정면만 주시했다.

권 원내대표는 “국민 여러분께 대단히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국민의 손으로 선출한 대통령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에 물러나게 됐다"며 “국정 운영에 공동 책임이 있는 여당으로서 그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국민을 향해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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