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1970년대 이후 가장 하락세 가팔라…트럼프 정책 불신에 ‘셀 USA’ 가속

  • 최미애
  • |
  • 입력 2025-04-22  |  수정 2025-04-22 20:15  |  발행일 2025-04-23 제16면
금·비트코인·엔화 동반 강세 보이며 달러 대체 자산으로
iM증권 “시장 신뢰 잃은 트럼프, 달러 약세 장기화 전망”
달러화, 1970년대 이후 가장 하락세 가팔라…트럼프 정책 불신에 ‘셀 USA’ 가속

2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엔·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달러가 약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엔·달러 환율은 140엔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정책 여파로 최근 달러화 가치 하락세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달러화 약세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2일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달러화 지수(달러인덱스)는 이달 초 상호관세 발표 이후 약 5.3% 급락하면서 올해 들어 약 10% 가까운 폭락세를 보여주고 있다"며 “특히 올초부터 이달 21일까지 달러화 하락 폭은 1970년 초 이후 같은 기간 기준으로 가장 가파른 하락 속도"라고 짚었다.

주요 6개국 통화 가치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지수는 지난 14일 99.64로 내려온 뒤 15일 100선을 회복했다가 16일부터 21일까지 99안팎 수준으로 다시 내려앉았다. 22일 달러화 지수는 98.155 수준이었다.

박 연구원은 달러화 급락 현상이 글로벌 자금의 미국 자산 탈출을 의미한다는 측면에서 주목했다. 그는 “주가는 물론 금융시장 초미의 관심인 미국 국채시장에서도 글로벌 자금 이탈이 다시 강화되고 있다"며 “엔화에 대한 투기적 순매수 포지션(롱 포지션) 규모는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달러 추가 약세, 즉 엔화 추가 강세를 기대하는 심리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달러 급락 여파로 금과 함께 비트코인 및 엔화의 동반 강세 현상은 달러를 대체할 자산으로 자금이 몰려가고 있음을 반증하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달러화, 1970년대 이후 가장 하락세 가팔라…트럼프 정책 불신에 ‘셀 USA’ 가속
4월 달러화 지수 추이.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동부시간 3시45분 기준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3천428.39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3.03% 올랐다. 금 시세는 이날 장중 온스당 3천430달러선까지 올라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박 연구원은 달러 급락 현상의 가장 주된 요인이 '트럼프 행정부 정책에 대한 시장의 우려 혹은 경고'라고 분석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흔들기에 나선 것 역시 달러화에 악재"라며 “금융시장 심리와 분위기에 반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지속되고,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더욱 격화한다면 달러화 약세 현상이 조기에 마무리되기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날 투자자들이 미국 자산을 매각하는 '셀 USA' 흐름이 나타났다. 이날 거대 기술기업 7곳을 가리키는 '매그니피센트7(M7)'은 모두 하락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4.51% 하락한 96.9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8일 이후 13일 만에 종가 기준 100달러 선이 다시 무너진 것이다. 현지시간 22일 1분기 실적을 발표 예정인 테슬라는 5.75% 하락한 227.50달러에 마감했다.


기자 이미지

최미애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