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소비패턴도 '보수적'

  • 입력 2005-03-18 11:05  |  수정 2005-03-18 11:05  |  발행일 2005-03-18 제10면
한번 마음에 들면 같은 브랜드 계속 구입
"유행보단 무난한 것" 새상품 진입 어려워
일부상품 10여년째 지역서만 유독 인기
대구 소비패턴도
보수적 성향이 강한 대구사람들은 의류소비에서도 기존 유명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유달리 높고, 새로운 브랜드가 쉽게 자리잡지 못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사진은 지역소비자가 선호하는 브랜드 중의 하나인 닥스 매장.

보수성이 다른 지역보다 유달리 강하다는 대구·경북인들의 소비패턴은 어떨까.

대구·경북사람들의 보수성은 소비패턴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난다. 선호하는 브랜드 등에서 그런 보수적 경향이 두드러진다. 의류를 중심으로 대구·경북인의 보수적인 소비패턴을 살펴본다. '브랜드 충성도, 대구사람을 따라올 지역이 없지요.' 대구사람의 보수적 브랜드 선호 패턴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표현으로 유통업계 종사자들이 흔히 하는 말이다.

유통시스템의 변화로 전국적으로 소비패턴이 평준화되는 가운데 '뜨고 지는' 브랜드가 분명하고 그 기간도 짧은데 비해 대구지역 소비자는 한번 선택한 브랜드를 좀처럼 바꾸지 않고 고집하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구·경북지역에는 새 브랜드가 시장을 파고들기 힘든 반면, 브랜드 충성도는 매우 높아 전국적으로 특정 브랜드나 패션경향이 유행해도 이 지역 소비자들은 쉽게 동조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이같은 소비패턴을 드러내는 대표적 브랜드 상품이 와인색의 루이가또즈 핸드백이다. 대구에 첫 선을 보인지 1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유독 대구·경북지역에서는 큰 인기를 유지하면서 가장 인기있는 핸드백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대구백화점 본점과 동아백화점 수성점 등 지역의 루이가또즈 핸드백 매장은 전국의 40여개 매장 중에서 최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유행에 민감한 브랜드보다는 고유의 컨셉트를 유지하면서 고급스러운 느낌의 브랜드를 선호함을 보여주고 있다.

쌈지, 니꼴 등도 인기있는 핸드백 브랜드이다. 튀는 스타일이 아니고 유행에 별 관계없이 사계절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는 스타일로 보수성이 강한 지역 소비자들에게 맞는 브랜드들이다. 버버리와 미소니, 닥스 핸드백 및 액세서리, 금강제화 등도 오래 되었지만 꾸준히 인기를 끌고있는 브랜드이다.

여성의류의 경우 30대 여성들에게 인기가 있는 오일릴리, 기비 등은 화려하고 밝은색이지만 전통적인 스타일의 캐주얼 제품들이다. 40~50대의 중·장년층은 닥스, 쎌리나윤 등 엘레강스한 브랜드와 최복호, 설윤형, 김혜경 등 디자이너 브랜드를 선호하고 있다.

남성의류도 잭니클라우스, 닥스, 갤럭시, 맨스타, 코오롱스포츠 등 '왕년의 브랜드'가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한때 전국적인 인기를 누렸던 브랜드들로 지금은 새로운 브랜드에 자리를 내주었거나 새로운 브랜드와 비슷한 수준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대구에서는 여전히 선호되고 있다. 수도권이나 타지역에서는 수시로 디자인이나 색상에 변화를 주지 않으면 브랜드가 쉽게 도태되지만 대구지역에서는 큰 변화 없이도 고정고객이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골프·스포츠 의류의 잭니클라우스, 닥스골프, 아놀드 파마 등도 수도권에서는 새로운 브랜드가 등장하면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지만 대구지역에서만은 여전히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음식에서도 대구사람들의 보수성은 드러난다. '새로운 맛'을 찾는 모험심이 부족해 이색적인 식품을 들여놓아도 먹던 것만 찾아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백화점 관계자의 말이다. 그래서 파프리카, 자주색 감자 등 수도권에서 인기를 끌었던 식품도 몇 달, 심지어는 몇년 후에나 유행이 될 정도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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