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채호 '단기고사' "이관구 선생이 썼다"

  • 입력 2008-01-09 07:21  |  수정 2008-01-09 07:21  |  발행일 2008-01-09 제9면
경북대 김주현 교수 주장
신채호

민족 3대 사서의 하나인 '단기고사(檀奇古史)' 중간서(重刊書)의 저자가 신채호가 아닌 화사 이관구 선생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북대 김주현 교수(국어국문학과·사진)는 오는 11일 열리는 한국문학언어학회 동계학술발표대회에서 발표 예정인 '단기고사 중간서의 저자 문제'라는 제목의 자료를 통해 "단기고사 중간서의 저자는 지금까지 단재 신채호로 알려져 있지만, 중간서의 내용·형식·문체 등을 고려할 때 신채호와 광복회 활동을 같이 한 이화사가 지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중간서 마지막 부분에 글 쓴 시점을 임자중춘(壬子仲春, 1912년 음력 2월)으로 밝히고, 단기고사를 이 당시 중국 안동현에서 보았다고 적고 있으나, 단재는 1911년 12월 중순부터 1912년 5월5일까지 신문발간 사업으로 블라디보스토크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에 이같은 내용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또 단재는 '세계 3괴물서'와 '몽견제갈량서'에서 모두 '융희(隆熙) 2년', 1911년 안창호에게 보낸 서신에서는 '4244.9.8'(단기 4244년 9월8일)로 적는 등 중간서의 '임자'처럼 막연한 표현을 쓰지 않았다는 것.

중간서에서 우리 역사를 '반만년역사'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단재는 여러 글에서 우리 역사를 '사천년' '사천재'로 표현하고 있다. 중국을 중화라 표현하지 않는데 중간서 곳곳에 중국을 중화인, 중화각지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 점 등을 볼 때 중간서는 단재가 지은 것이 아니라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이화사가 사료 선택에 무엇보다 주의를 기울였던 단재를 끌어들임으로써 단기고사를 신뢰하게 만들기 위해 단재의 문체와 사상을 수용해 직접 '중간서'를 작성한 것"이라고 밝히고, "그러나 정작 단재의 문체나 사상을 제대로 가져오지 못했고, 단재가 자신의 글에서 단군사가 전해지지 않는다고 직접 기록해 놓음으로써 위작의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단기고사는 발해를 건국한 대조영의 아우 반안군왕(般安郡王) 대야발(大野勃)이 8세기경에 편찬한 것으로 알려진 역사서이다. '단군(檀君)과 기자(奇子)의 옛 역사'라는 의미로, 전단군조선과 후단군조선으로 분류된 47대 약 2천여년에 걸친 역사와, 그보다 늦은 기자조선의 42대 1천여년의 역사, 재위기간과 각 시대의 주요 사실을 시대순으로 기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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