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공무원 출신 선호 그들만의 이너서클 유지 가장 적절한 구조이기 때문”

  • 명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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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8-23   |  발행일 2014-08-23 제2면   |  수정 2014-08-23
대구북구의회 이헌태 의원
“새누리, 공무원 출신 선호 그들만의 이너서클 유지 가장 적절한 구조이기 때문”

“‘공천=당선’ 공식 아래, 그들(새누리당)의 공천 지명 1순위는 단연 ‘공무원 출신’이죠. 그들만의 이너서클(Inner circle·조직의 권력을 쥐고 있는 내부 핵심층)을 유지하기에 가장 적절한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국회의원은 100% 전원, 기초의원도 반수 이상인 75%, 새누리당 독식체제로 짜인 대구 정치지형. 이처럼 지극히 친(親)여권적인 정치장벽을 뚫고 지방의회에 진출한 새정치민주연합 이헌태 북구의원(52)은 대구에서 새누리당이 보인 공천방식은 비판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특히 공무원 출신자들로 형성된 지역 특유의 정치지형은 결국 대구가 가진 ‘변화를 꺼리는 도시’라는 이미지를 더욱 고착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의원은 10여 년의 정치부기자 경력과 현직 기초의원의 시각으로, 현장에서 지켜본 대구 정치권 상황을 생생히 전달했다.

그는 먼저 지역 국회의원이 공무원을 선호하는 습성(?)의 원인에 대해 나름 분석했다.

이 의원은 “대구에는 수도권에서 활동하다 수십년 만에 귀향한 국회의원들이 대부분”이라며 “이들이 초석을 다지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지역 행정상황에 밝은 공무원들과 친분을 쌓는 단계를 거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초선 국회의원들은 고위직 공무원들과 어울리며 술자리도 가지는 경향이 강하다. 이 같은 과정을 거치면, 공무원들은 어느새 국회의원의 조직관리책이 돼버린다고 했다.

그는 “공직사회에서 모 의원이 ‘어떻다 저렇다’고 평가하는 PR효과는 대단하다”며 “더군다나 일반인들은 의원을 가까이서 지켜본 공무원들의 PR을 곧잘 믿고 투표하더라”고 말했다.

반대급부로 공무원들도 얻는 것이 많다. 국회의원 본연의 역할인 행정부에 대한 견제의 눈초리를 누그러뜨릴 수 있다는 점이 당장의 수확이다.

이러한 유착관계를 지속하다보면, 해당 공무원은 내심 감춰뒀던 야망을 국회의원에게 드러낸다고 한다. 이 의원은 “당선보증수표나 다름없는 새누리당 공천권을 쥔 국회의원도 그간 잘 지내온 공무원에게 한 자리(지방선출직) 내주려고 하더라. 그들만의 이너서클을 더욱 견고히 다지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이 되풀이되다보니 대구지역은 타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역동성이 떨어져보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복지부동(伏地不動)이란 공무원 특유의 습성이 지역 사회 상층부에 깔려 있다는 주장이다.

그들만의 이너서클을 깨뜨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민 의식개선이 중요하다고 이 의원은 말한다.

이 의원은 “시민들은 ‘새누리당 공천은 당선’이라는 자조섞인 농담을 내뱉으면서도, 정작 이를 바꾸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는다”며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정치인을 뽑을 때 그들의 정치색과 출신성분을 다양히 구성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공무원 출신이 무조건 지역사정을 더 잘 안다는 말은 더 이상 맹신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명민준기자 min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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