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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의 제조업혁신 3.0기반 물없는 컬러산업 육성사업 추진으로 물없는 산업단지로 변신하는 대구패션칼라산업단지 전경. <영남일보 DB> |
하이브리드 섬유 메카로
핵심기술 개발·사업화 추진
2016년부터 2천200억 투입
산업생태계 구축되면
창조경제 중심산업으로 부상
물없는 컬러산업 육성
염색공단 하루 9만t 물 소비
초임계 유체 염색 적용땐
공업용수·폐수·에너지 절감
수질·대기오염 갈등도 해소
지역 섬유산업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과거부터 현재까지 지역경제의 성장을 이끌어 왔으며 대내외 산업여건 등의 환경 변화로 산업구조의 고도화를 위한 조정 정책을 통해 성장동력을 이끌 수 있는 지역 주력산업군(Restructuring)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역 섬유산업은 1997년 IMF 사태를 기점으로 OEM(주문자 생산제품) 생산구조의 한계와 경쟁력 약화로 큰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업계와 정부, 지자체의 공동대응 덕분으로 4~5년 전부터 경쟁력을 회복하고 있다. 더욱 고무적인 건 질적인 경쟁력 강화로 발전해 나가고 있으며 개별 기업의 제품 전문화에 기반을 둔 차별화지원 전략으로 연구개발, 생산, 인력 및 마케팅 등 전 분야에 걸쳐 자가 경쟁력 향상을 이끌어 왔다는 것이다.
2000년대 들어 섬유는 ‘산업의 옷’을 입히는 소재로 급부상했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들은 개발도상국들이 중저가 의류시장을 잠식하자 산업용 섬유를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개척했고 관련 기술과 시장은 급속하게 발전하고 팽창했다.
산업용 섬유는 모든 산업의 핵심 부품소재로 가능하게 되자 자동차, 항공, 조선·해양, 토목·건축, 스포츠 등 모든 산업과의 융·복합이 이루어지는 제품개발과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지역에는 섬유를 선진국형으로 전환할 수 있는 유리한 환경이 조성돼 있다. 섬유 클러스터가 잘 형성돼 있으며 철강·자동차, 전자·반도체, 환경·에너지 분야의 수요기업이 밀집해 있다. 이와 함께 전·후방 연관산업도 잘 발달돼 있다.
대구시는 이 같은 배경을 적극 활용한 하이브리드섬유와 물없는 염색제품 생산으로 선진국형 고부가가치 섬유산업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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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가 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초임계 유체 염색시스템을 적용해 생산한 티셔츠. <다이텍 제공> |
◆대구, 하이브리드섬유의 메카를 꿈꾸다
하이브리드섬유는 기존 지역섬유의 중심소재인 고기능성 섬유와 1단계 슈퍼사업의 대표소재인 고성능 섬유가 물리적으로 복합된 다기능성 산업융합섬유다. 강도, 내열성, 내화학성, 내식성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돼 있다. 선진국의 경우 전체 섬유소비량에 산업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60% 이상이며,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섬유가 40% 이상 점유하고 있다.
때문에 몇 해 전부터 지역에서는 하이브리드섬유에 대한 선제적인 기술 개발과 사업화 추진 필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 산업용 섬유는 선진국 대비 산업 인프라, 기술경쟁력 등에서 다소 부족하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정부와 대구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 동안 총 사업비 2천200억원이 들어가는 ‘주력산업 공정부품용 하이브리드섬유 사업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핵심기술개발’과 ‘산업생태계기술개발’이며 사업화 대상은 철강·수송용, 전자·정보통신용, 그린환경·에너지용, 스포츠·레저용, 산업구조 기초재료용의 공정부품 소재분야다.
핵심기술개발사업은 ‘하이브리드섬유 공정기술개발’과 ‘하이브리드섬유 성형가공 기술개발’을 중심으로 추진된다. 이를 통해 고성능섬유와 기능성섬유의 융복합을 이뤄내고 가격경쟁력과 부가가치율, 시장규모를 동시에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산업생태계기술개발사업은 ‘하이브리드섬유 품질 표준화 및 인증사업’ ‘하이브리드섬유 기술지원사업’으로 나눠 진행된다.
대구시 섬유패션과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섬유 핵심기술 개발 및 사업화 촉진을 위한 산업생태계가 구축되면 섬유산업은 전 산업에 필요한 핵심 부품소재를 공급할 수 있게 된다”며 “이렇게 되면 하이브리드 섬유는 창조경제와 국가경제를 주도하는 중심산업으로 떠오르는 것은 물론 산업환경 개선의 효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염색공정 혁신, 물 없는 컬러산업
세계적으로 염색산업은 친환경 이슈에 대응하고 있다. 2011년 아디다스, 나이키 등 주요 의류 및 신발 브랜드와 판매점이 2020년까지 유해물질을 전혀 배출시키지 않는 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ZDHC(Zero Discharge of Hazardous Chemicals) 위원회를 결성한 것이 좋은 예다. 아디다스와 나이키는 현재 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 폐수발생이 전혀 없는, 초임계 유체 염색 시스템을 적용해 제품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국내 최대의 합섬 컬러 생산 기지인 대구염색공단은 어떨까. 대구의 대표 수자원인 낙동강이 물 부족으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하루 9만t의 물을 사용하고 있다. 많은 열에너지를 소모하고 있으며 폐수 및 배기가스를 처리하기 위한 공해방지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대구시는 이 같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물없는 컬러산업 육성’을 선언했다. 3단계, 7개 분과로 추진되는 ‘제조업혁신 3.0기반 물없는 컬러산업 육성사업’이다.
1단계는 초임계유체용 염료 및 비수형기능성물질 개발 등을 통한 초임계유체기술개발이다. 2단계는 이 같은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컬러공정기술을 개발하고 컬러프린트 빅데이터를 구축하는 공정혁신이다. 마지막 3단계는 노후공단 재생사업과 물없는 컬러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산업화다.
7개 분과는 △초임계용 염료 개발 △국산제조기술로 초임계유체염색기 개발 △보급형 DTP(Digital Textile Printing) 솔루션시스템 및 잉크 개발 △건식타입형 가공기 활용 △레핑(염료 대신 새로운 컬러를 만드는 신기술) 개발 △기존 노후산단 업그레이드를 통한 안전클러스터 조성 △SW 및 기업지원 기반 구축 등으로 나뉘어 있다.
대구시는 계획대로 이 프로젝트가 추진되면 80%의 공업용수 및 폐수 절감과 50% 이상의 공정 에너지 소비 절감이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질, 대기오염에 대한 지역 주민 갈등을 해소하고 낙동강 수계를 주 수원으로 사용하는 지역과의 갈등까지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연간 20억달러 이상 수출과 3천명 이상 고용으로 경제적 부가가치와 고용창출 효과를 얻을 수 있고 기후 변화와 선진국의 환경규제 등에 대응할 수 있는 제조업 공정혁신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물을 거의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물 산업 클러스터 조성과의 시너지 효과를 통한 국가 환경적 위상을 높일 수 있고 특허, 논문, 비즈니스모델, 저작권 등의 국가 기술력 향상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시 관계자는 “물없는 컬러산업은 제조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ICT와 제조업의 융합을 이룰 수 있는 산업”이라고 말했다.
유선태기자 yous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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