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마르퀴스 후즈 후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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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6-29   |  발행일 2016-06-29 제31면   |  수정 2016-06-29

마르퀴스 후즈 후는 이른바 세계 3대 인명사전의 하나로 꼽힌다. 미국인명정보기관(ABI)과 영국 케임브리지 국제인명센터(IBC)와 함께 세계인명사전을 발행한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는 마르퀴스 후즈 후사(社)는 세계적인 인명사전인 ‘후즈 후 인더월드’를 발간하고 있다. 후즈 후 인더월드는 정치, 경제, 사회, 종교, 과학, 예술 등 각 분야에서 매년 세계적 인물 5만여명을 선정해 프로필과 업적을 등재하고 있다.

학자들은 자신의 이름이 마르퀴스 후즈 후에 등재되면 자신의 학문적 업적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것으로 여겼다. 세계 3대 인명사전에 자신의 이름을 당당히 올린 만큼 해당 대학에서도 보도자료를 내고 자랑한다. 실제 이 인명사전에 등재된 학자 대부분이 학문적 업적이 우수해 등재가치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학자들 사이에 마르퀴스 후즈 후에 대한 의혹의 시선이 확산되고 있다. 우선 세계 3대 인명사전이라는 평가자체가 실체가 없다는 지적이다. 언론 등에서 마르퀴스 후즈 후가 세계 3대 인명사전이라고 하지만 세계 3대 인명사전이라고 칭하는 것이 자의적인 데다 국제적인 공인 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연구업적이 뛰어나지도 않은 학자들이 자주 등재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몇 년 전부터 한국의 인물이 너무 많이 등재돼 권위 자체가 추락했다는 여론이 높다.

과거 3년 연속 등재된 바 있다는 지역 대학의 한 교수는 마르퀴스 후즈 후는 과거에는 그 권위가 인정됐지만 지금은 귄위를 상실했다고 말했다. 교수들에게 e메일을 보내 등재 예비명단에 포함됐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원하면 등재해주겠다면서 인적사항을 입력하도록 하는데 나중에 등재조건으로 책을 구입하라는 등의 비용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그 비용이 최소 50만~60만원이나 된다고 한다. 국내에 우후죽순처럼 발행되고 있는 정체 모를 인명사전과 별로 다를 바 없을 정도로 상업화됐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지역의 한 대학은 교수들이 마르퀴스 후즈 후에 등재되더라도 대외홍보를 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하기도 했다.

박종문 교육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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