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소소심’실천이 대형화재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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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1-19   |  발행일 2017-01-19 제29면   |  수정 2017-01-19
[기고] ‘소소심’실천이 대형화재 막는다
정규동 (대구 동부소방서장)

사고가 일어나면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골든타임은 왜 중요할까? 화재발생 시 최초 5분은 화재를 진압할 수도, 아니면 엄청난 생명과 재산을 잃을 수도 있는 시간이다. 화재가 발생한 지 5분이 지나면 열이 축적됐다 갑자기 화염이 실내 전체에 폭발하는 ‘플래시 오버(Flash Over)’ 현상이 발생해 화재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소방대원이 현장에 도착해 화재를 진압한다 하더라도 골든타임이 지나면 노력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며 화재피해 또한 급격하게 증가한다. 과거 서문시장 화재, 대구지하철 사고 등에서도 볼 수 있듯이 초기진화에 실패하면 소중한 생명은 물론 막대한 재산상의 피해를 입는다.

이에 국민안전처에서는 2015년부터 ‘소소심’ 바로알기 교육·홍보 활성화 운동을 전개 중이다. ‘소소심’이란 국민과 함께하는 Safe-Korea 실현을 위한 운동으로, 국민 생활 속에 ‘소(소화기), 소(소화전), 심(심폐소생술)’을 정착시키고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대구에서는 29만1천322명을 대상으로 ‘소소심’ 안전교육 및 체험을 실시했다.

최근 대구시 동구 화랑로에 위치한 모 병원 4층 병실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병원에는 환자 230여 명이 정신건강에 대한 치료 및 재활을 위해 입원하고 있어 많은 인명피해가 우려돼 신속한 대처가 필요했다. 동부소방서에서는 이곳을 재산 및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대형화재 취약대상으로 중점관리하고 있었으며, 화재 당시 소방차량 21대를 신속하게 출동시켰다. 출동 중 관계자가 초기진화를 시도하고 있으며, 입원환자 230여 명을 지상 및 옥상으로 안전하게 대피 유도하고 있다는 무전이 들어왔다. 소방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건물 내 소방안전관리자 김모씨가 복도에 있는 소화기로 초기진화를 시도하고, 옥내소화전을 이용한 방수로 초기진화를 완료한 상태였다. 하마터면 대형화재로 이어질 뻔한 사고를 예방하였다는 것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평소 병원 관계자들이 소방관서에서 실시한 ‘소소심’ 소방안전교육을 충실히 받아 침착하게 화재에 잘 대응한 덕분에 재산 및 인명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다. 초기진압에 중요한 것이 ‘소소심’의 첫째인 소화기이다. 얼마나 중요한지 ‘소화기 한 대가 소방차 한 대와 맞먹는다’는 말에 비유되곤 한다.

그런데 소화기로 불을 끄기 힘든 정도의 화재에서 초기진압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럴 때 사용하는 것이 ‘소소심’의 둘째인 소화전이다. 건물이 일정 규모 이상인 곳에 설치되고, 2~3명이 한 조가 되어 신속히 사용해야 하며, 초기진화 및 화재가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 두 가지는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고 화재 발생 시 가장 유용하지만 평소에 사용법을 익혀두어야 하며 유지관리가 필요하다.

불이 났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초기진압이라면 심정지 환자를 발견했을 때 행하는 것이 바로 ‘소소심’의 마지막인 심폐소생술이다. 심정지가 발생하고 4분이 지나면 뇌손상이 시작된다. 119구급대가 도착한 뒤에 심폐소생술을 시행한다면 골든타임을 놓치게 되어 환자에게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심폐소생술 교육은 올바르게 직접 몸으로 익혀놓아야 하는 필수 안전교육이다.

대구소방안전본부에서는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범국민 ‘소소심’ 확대 보급과 관심을 유도해 오고 있다. 이를 위해 제14회 국제소방안전박람회 개최 기간(2017년 4월26~28일) 중 직장자위소방대 ‘소소심’ 경연대회를 전국 최초로 개최할 예정이다.

‘거안사위(居安思危)’라는 말이 있다. 평안할 때에도 위험과 곤란이 닥칠 것을 생각하며 잊지 말고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말이다. 새해 첫 출발 ‘소소심’에 대한 교육의 의미를 되새겨 안전한 사회 환경을 만드는 데 관심을 가지고 우리 모두 동참해 큰 사고 없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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