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엄마들 “부르는 곳 있으면 어디든 찾아가요”

  •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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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3-27   |  발행일 2017-03-27 제22면   |  수정 2017-03-27
4·16가족극단 노란리본 대구공연
비정규노동자 다룬 연극 ‘그와 …’
세월호 엄마들 “부르는 곳 있으면 어디든 찾아가요”
세월호 희생자·생존자 가족으로 구성된 ‘4·16가족극단 노란리본’이 지난 25일 대구 꿈꾸는씨어터에서 세월호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우리에게 힘이 되어준 분들께 연극으로 다시 되돌려주고 싶어요.”

세월호 인양 작업이 진행 중인 지난 25일 ‘세월호 엄마’들이 대구를 찾았다. 세월호 희생자·생존자 가족들로 구성된 ‘4·16 가족 극단 노란리본’이다. 이들은 치유의 방법으로 연극을 선택해 공연에 참여하고 있다. 세월호 희생·생존 학생의 어머니인 이미경, 김명임, 김춘자, 박유신, 김순덕, 김성실, 김정해씨가 출연배우다.

세월호참사 대구시민대책위원회의 초청으로 대구를 찾은 이들은 이날 남구 대명동 꿈꾸는씨어터에서 비정규직 노동자의 이야기를 그린 연극 ‘그와 그녀의 옷장’을 무대에 올렸다. 안산을 기반으로 하는 극단 걸판의 오세혁 작가가 작품을 쓰고, 같은 극단의 김태현 연출가가 참여했다. 김 연출가는 “본질적으로 가족에 대한 이야기”라며 “세월호에 대한 작품은 아니지만 ‘조끼를 300일 동안 입고 있는 게 지겨울 때도 있다’는 파업 노동자의 대사처럼 세월호 참사와 만나는 지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어머니들의 공연은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됐고 대구 공연이 23회째다. 서울 대학로를 비롯해 부산, 음성, 당진 등에서도 공연했다. 세월호 참사에 관심 있는 이들이 있는 곳이라면 전국 어디든 찾아가고 있다.

‘영만 엄마’ 이미경씨는 관객의 반응에 더욱 힘을 얻는다고 했다. 이씨는 작품에서 아파트 경비원인 아버지 호남을 연기한다. “첫 공연 때는 낯간지러웠어요. 관객들로부터 엄마들이 씩씩하게 하는 걸 보고 감동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이후부터 ‘우리에게 힘을 실어준 분들에게 선물이 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거구나’하고 생각하게 됐어요.”

대구 공연을 앞두고 일부 어머니들은 인양이 시작될 때 인근 해역을 찾아가기도 했다. ‘동수 엄마’ 김춘자씨는 “배에서 1박2일을 있다 왔지만 3년 전이나 지금이나 우리 가족이 할 수 없는 것이 없었다”며 “공연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떠나왔지만 마음이 너무 무거웠다”고 말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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