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바른정당의 반문 단일화 집착 바르지 못하다

  • 인터넷뉴스팀
  • |
  • 입력 2017-04-28   |  발행일 2017-04-28 제23면   |  수정 2017-04-28

바른정당의 처지가 옹색하다. 바른정당은 자유한국당·국민의당과 ‘보수 후보 3자 단일화’ 추진에 나서고 있으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지난 24일 보수시민사회단체가 3당 후보 간 단일화를 성사시키기 위해 주선한 원탁회의에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만 참석하고 다른 두 당 대표는 참석하지 않아 논의 자체가 무산됐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역시 바른정당과 단일화를 고려하지 않거나 완주 의사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외부로부터 냉대를 받고 있는 바른정당은 안으로는 소속 국회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들 사이에 내홍과 기초의원들의 탈당사태까지 맞고 있다. 바른정당은 보수후보 단일화에 나서기 이전에 당 내분부터 다스리는 게 급선무다.

바른정당이 유독 ‘반문’ 보수단일화에 열을 올리는 것은 유승민 후보의 낮은 지지율을 감안하면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유 후보가 완주 의사를 강력하게 밝히고 있는 국면에서 당이 따로 단일화 모색에 나서는 건 후보에 대한 예의가 아니고 공당으로서 정당하지도 못하다. 더욱이 원내 국회의원들이 의원총회를 통해 후보를 압박하는 것은 대선 이후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염두에 둔 개별 행동으로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후보단일화를 통한 보수정권 창출이란 명분은 뒷전이고, 대선 이후 정치적 입지 확보를 위한 각자도생의 속셈이라는 말이다. 당의 존립과 안위보다 개인의 정치생명을 앞세우는 정당은 미래를 보장받기 어렵다.

한국당으로 유턴하거나 탈당부터 하고 보는 철새적 행태는 바른정당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해당행위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정치 발전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바른정당이 지난 4·12 재보선에서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아 위기감을 가질 수는 있다. 하지만 출범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신생 정당이 탄핵의 후폭풍 속에 전폭적인 지지를 기대하는 건 언감생심 아닌가. 작금 단일화 논의가 한국당과 합당이나 개별적 재입당을 위한 명분쌓기이고, 실제 그러한 일이 재현된다면 유권자인 국민의 엄중한 심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보다는 차라리 실패를 자인하고 여론의 용서를 구하는 게 훨씬 정당하고 떳떳할 터이다.

바른정당은 한국당과 갈라설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서 전열을 재정비해야 한다. 당장 여론의 지지를 얻지 못한다면 그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세우고 새 출발을 다짐해야지, 제 살 길을 찾아 우왕좌왕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여서는 공당으로서 존재 이유를 찾기 어렵다. 후보도 다른 당도 외면하는 단일화에 매달리기보다는 당 내부를 정비하고 반전의 계기 마련에 힘쓰기 바란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