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의 寶庫-호미반도&영일만을 가다 .9] <끝> 포항구룡포과메기문화관

  • 임훈 박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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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9-12   |  발행일 2017-09-12 제13면   |  수정 2017-09-12
해풍에 말리는 꽁치·청어까지…구룡포의 맛·추억 생생하게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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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포읍 포항구룡포과메기문화관 전경. 건물의 모양이 마치 고래 두 마리가 헤엄치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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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구룡포과메기문화관 오정화 팀장이 구룡포과메기 덕장 모형을 소개하고 있다. 문화관에서는 포항 특산물인 과메기의 역사와 생산과정을 한 번에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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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메기 홍보관 내에 재현돼 있는 과메기 식당. 식당에서는 종종 과메기 시식행사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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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객들이 문화관 내 전시물들을 둘러보고 있다. 방문객 뒤편으로 꽁치잡이 어선 ‘유명호’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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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메기문화관 해양관 내부에는 해양생물의 생태를 이해할 수 있는 각종 전시·체험공간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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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메기문화관 4층 야외전망대에서 바라본 구룡포와 동해 전경.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포항구룡포과메기문화관(남구 구룡포읍)은 포항의 특산물인 과메기를 널리 알리기 위해 2016년 5월 조성됐다. 과메기와 관련한 다양한 전시물을 관람할 수 있으며, 각종 체험도 할 수 있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개관 이후 지난해 하반기에만 7만7천명, 올해에는 지난 8월15일까지 19만명의 관람객이 문화관을 찾았다. ‘스토리의 보고 호미반도&영일만을 가다’ 9편은 ‘포항의 맛’과 ‘구룡포 어업의 역사’를 품은 포항구룡포과메기문화관에 대한 이야기다.

#1. 고래의 형상을 한 과메기문화관

포항구룡포과메기문화관은 구룡포항이 내려다보이는 일본인가옥거리 뒤편 언덕에 자리하고 있다. 문화관이 들어선 언덕은 원래 구룡포동부초등학교가 있던 자리다. 학교는 1946년 개교해 2011년 폐교된 이후 교정 대부분이 문화관으로 이용되고 있다. 문화관 앞에 서 있는 순백색의 어린이 조형물만이 이곳이 과거 학교였음을 상기시킨다. 문화관 앞에는 잔디광장이 조성돼 있으며, 벤치와 예술조형물 등이 자리하고 있다.

문화관의 외관은 유리와 대리석 등으로 마감돼 산뜻하다. 건물을 자세히 보면 고래 두 마리가 헤엄치는 듯한 모습이어서 신기하다. 건물 1층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특산품판매점이 방문객을 맞는다. 포항의 수산물 가공품과 호미곶 찰보리빵 등을 판매하고 있다. 판매점 맞은편에는 어린이를 위한 공간이 자리하고 있다. 블록쌓기와 모래놀이 등을 할 수 있는 방이 있는데, 정기적으로 놀이 프로그램을 바꾸고 있다. 놀이공간 옆에는 수유실을 배치해 유아를 동반한 여성 관람객을 배려했다. 역시 1층에 자리한 기획전시실은 구룡포의 대표적 문화공간이다. 유명 작가의 전시회를 정기적으로 열고, 구룡포 주민을 비롯한 방문객들의 문화욕구를 충족시켜 주고 있다.


2016년 개관…올해 관람객 19만명 찾아
1·2층에 놀이방·특산품점·해양체험관
3층 과메기홍보관 구룡포 역사 ‘한눈에’
실물 모형 과메기식당 시식행사도 열어
4층 야외전망대서 감상 ‘漁花滿臺’ 백미



2층에는 해양체험관과 과메기연구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해양체험관에서는 바다 생물을 직접 만져보고 느낄 수 있다. 체험관 입구로 발걸음을 옮기자 ‘꽁이’라는 이름의 캐릭터가 방문객을 반긴다. ‘꽁이’는 과메기를 모티브 삼아 만든 캐릭터로 왼손에는 꽁치를 들고 있으며, 오른손으로는 구룡포 과메기를 자랑이라도 하듯 엄지손가락을 척하니 들어보이고 있다. 해양체험관에는 직접 손으로 물고기를 만질 수 있는 터치 풀(수조)이 두 곳 있다. 각각 바닷물과 민물을 채워놓았다. 민물 풀에는 울진에서 옮겨온 송어, 버들치, 붕어 등이 헤엄치고 있다. 바닷물 풀에는 불가사리와 새하얀 돌가자미 치어를 풀어놓았다. 과메기연구센터는 평소 학생들의 체험장소로 활용되고 있으며, 과메기 생산철이 되면 과메기 연구를 위한 공간으로 바뀐다. 과메기의 식품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미생물, 중금속, 수분 측정 등 품질검사와 인증을 주 업무로 하고 있다.

#2.구룡포와 과메기의 역사를 한자리에

3층으로 자리를 옮기니 과메기홍보·문화관이 보인다. 과메기홍보관은 과메기의 어원과 유래 등을 이야기와 그림, 모형으로 소개하고 있다. 특히 과메기 생산 과정을 잘 재현해 놓았다. 꽁치와 청어를 줄에 엮어 바닷바람에 말리는 장면이 모형으로 전시돼 있다. 비록 모형이지만 실제 크기여서 그 모습이 꽤 생생하다. 홍보관 중앙부에는 과메기 식당까지 재현해 놓았다. 식당에서 진짜 과메기를 판매하지는 않지만, 부엌에는 사람 크기의 아주머니 인형이 모형 과메기를 손질하며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식당 부엌 뒤 선반에 자리한 막걸리 주전자와 양은냄비가 정겹다. 이 과메기 식당에서는 종종 과메기 시식행사가 열려, 방문객들에게 구룡포의 맛과 추억을 선사하고 있다. 식당을 돌아나가면 과메기와 관련한 포항시의 여러 사업을 소개하는 코너가 있다. ‘구룡포는 2007년 재정경제부로부터 과메기 산업특구로 지정됐다’는 문구가 눈에 띈다. 이 밖에도 비누와 화장품 등 과메기와 해산물로 만든 여러 상품이 전시돼 눈길을 끈다.

과메기문화관에서는 구룡포의 어업과 역사를 공부할 수 있다. 문화관 벽면에는 구룡포의 유래와 전설 등이 그려져 있으며, 100여년 전 어업전진기지로 자리 잡은 구룡포의 역사를 사진과 연표로 정리해 놓았다. ‘1900년대 꽁치, 고등어, 정어리 등을 대량 어획하면서 어업전성기가 시작됐다’는 문구가 구룡포항의 활기찬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문화관 내부에는 1980년까지 꽁치조업을 했던 어선인 유명호가 자리하고 있다. 유명호 갑판 위에는 인형 어부들이 한창 조업 중에 있다. 유명호의 선주 김진곤씨는 지역수산업의 선구자로, 당시 유명호는 항상 만선을 이루고 구룡포항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이 밖에도 문화관에서는 옛 구룡포의 모습을 엿볼수 있다. 수십 년 전 구룡포의 모습을 모형으로 만들어 놓았다. 어선에서 생선을 내리는 모습에서부터 장터의 장꾼들까지 세세하게 표현해 놓았는데, 마치 만화의 한 장면처럼 친근하다.

과메기문화관 한 쪽에서는 구룡포 해녀도 소개하고 있다. 해녀들이 사용했던 잠수복, 어구 등을 전시해 놓아 고달팠을 해녀들의 삶을 떠올리게 한다. 1970년대 구룡포 가옥은 문화관의 인기 코스다. 함석지붕을 얹은 전형적인 옛 어촌의 집을 재현해 놓았다. 수돗가에는 수도 대신 마중물을 부어 물을 퍼올리는 펌프가 있다. 펌프는 실제로 작동이 되며, 특히 중장년층 방문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부엌문 앞에 걸린 청어 과메기 모형도 눈에 띈다. 연기에 과메기가 훈연되면 맛이 좋아지기 때문에 일부러 연기가 빠져나오는 부엌문 앞에 과메기를 널어 말렸다고 한다. 3층 가운데에는 과메기 생산 과정을 재현한 축소모형도 전시돼 있다. 덕장에서 꽁치를 숙성·건조하거나 작업장에서 과메기를 포장하는 모습 등을 실제처럼 구현해 놓았다.

#3.동해와 구룡포항을 품다

문화관 4층에는 해양·영상관과 전망대, 카페가 자리하고 있다. 해양관에는 바다생물들의 생태를 이해할 수 있는 각종 전시·체험공간이 자리하고 있다. 각종 해양생물의 다양한 특징을 담은 그림과 설명을 전시하고 있다. 스크린 속 꽁치를 향해 공을 던지면 과메기로 변하는 모션슈팅 체험장과 제트스키 게임 등은 어린이들에게 큰 인기다.

영상관에는 ‘겸재 정선과 내연산의 비밀’ 등의 교육 프로그램과 과메기 관련 영상을 볼 수 있으며, 영상관 옆 미니도서관도 호응을 얻고 있다. 해양관 맞은편 건물 외부에 자리한 야외전망대는 문화관의 백미다. 전망대에서는 시원한 동해바다의 풍광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코르크를 압축해 만든 의자에 앉아 거센 동해의 바람을 몸소 느낄 수 있다. 문화관 터가 구룡포에서도 높은 지대여서 주변 바다를 조망하기에 좋으며, 특히 밤바다가 아름답다. 집어등을 밝힌 어선들이 구룡포항을 드나드는 모습을 문화관 언덕에서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다. 전망대 벽면에는 ‘어화만대(漁花滿臺)’라는 글귀가 붙어있다. ‘물고기를 부르는 고깃불(집어등)이 밤마다 가득 꽃으로 만발하는 곳’이라는 뜻이다. 4층 카페에서 바라보는 구룡포항의 전경도 아름답기 그지없다. 창 밖으로 부산한 구룡포항의 모습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글=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여행정보= 승용차 이용시 내비게이션에 ‘포항구룡포과메기문화관’ 또는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구룡포길 117번길 28-8’을 입력하면 된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포항시외버스터미널에서 구룡포 방향 200번 버스를 탄 후 구룡포 일본인가옥거리 앞에서 내리면 된다.

포항구룡포과메기문화관의 관람료는 무료로 매주 월요일(공휴일 다음날, 1월1일, 추석 당일) 휴관한다. 문화관에서는 어린이 체험을 위한 크레파스도 기증받고 있는데, 소량일 경우 직접 가져와야 한다. (054)270-28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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