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나눔문화 선도하는 경북 아너소사이어티

  •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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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0-03   |  발행일 2019-10-03 제25면   |  수정 2020-09-08
[기고] 나눔문화 선도하는 경북 아너소사이어티

가을이 오면 사랑의열매는 나눔의 겨울을 준비한다.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연간 기부 추이를 보면 가을을 시작으로 점차 늘어나기 시작해 희망나눔캠페인 기간인 겨울에 가장 높은 기부 참여율을 보인다.

경북지역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실천하는 100여명의 아너소사이어티 회원(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의 70% 이상이 가을부터 겨울까지 기부에 참여했다. 2010년 1호 회원을 시작으로 2013년까지 연간 10명 미만이던 회원 수가 2014년 이후 매년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지난 7월 아너 100호를 돌파했고, 현재 107호 회원이 탄생했다.

이들의 나눔철학 속에는 첫째, 삶을 이끌어오는 과정에서 본인이 경험한 고난과 시련이 후배·후손들에게는 반복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 둘째, 그들이 받은 도움을 지역 발전을 위해 다시 베풀고자 하는 마음. 셋째, 나눔을 실천하며 느낀 행복을 가족과 지인, 이웃과 함께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 담겨져 있다.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하게 된 경로는 크게 세 가지이다. 본인이 직접 언론광고 등을 보고 가입하거나 모금회나 지자체의 권유, 기존 아너를 통해 가입하고 있다.

경북의 경우 특히 기존 아너의 권유를 통해 가족·지인이 가입하는 비율이 높다. 경북의 가족 아너의 경우 현재 107명의 아너 회원 중 30%에 달하는 32명이 부자 관계, 부부, 형제 등이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다. 10쌍에 달하는 부부 아너의 경우 대부분 남편이 먼저 가입한 후 그 뜻을 이어받아 아내도 동참하고 있다. 청도 4호 박희주 아너는 2017년 아내 엄순덕씨와 큰 딸 박지혜씨에게 나눔에 동참하기를 권유하며 경북의 첫 패밀리 아너(가족구성원 3명 이상이 1억원 이상 고액기부 가정)가 됐다.

특히 박희주 아너의 가족은 2018년 둘째딸 박지숙까지 아너에 가입하며 총 4인 가족이 아너에 가입하는 경북 최다 패밀리 아너의 기록도 세웠다. 뿐만 아니라 강석호·제호 형제, 영주의 소방공무원 쌍둥이 김수현·무현씨도 아버지의 뒤를 따라 첫 월급을 기부하며 패밀리 아너이자 형제 아너로 가입했다.

경북 1호인 이상춘 아너(경주 1호)는 2010년 최초로 아너 회원이 되어 누구보다 활발히 나눔 활동을 펼치며 경북의 나눔문화를 확산시킨 장본인이다. 그는 2015년 아버지 이충우 아너, 2019년에 어머니 심정자 아너를 가입시켰다. 또 경주고 동문, 지인 등 총 8인을 아너에 가입시켜 경주를 경북의 최다 아너 보유 지역으로 만들었다. 영주의 1호인 김점곤 아너 역시 쌍둥이 아들을 아너에 가입시킴은 물론, 아너의 불모지였던 안동, 봉화, 영주, 예천 지역에 4명의 아너를 가입시켜 나눔의 희망을 싹틔웠다.

개인기부액 11억원으로 대구경북 최고액을 기부한 윤재호 아너(구미 4호)는 추위와 배고픔을 이겨내며 기술을 배우던 어린시절을 기억하며 꿈을 키워나가는데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 아동·청소년에게 아낌없는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그의 숭고한 뜻에 고교 후배인 임상홍 아너도 1억원을 기부하며 아너소사이어티가 됐다. 이처럼 가족, 선후배, 지인에게 퍼져나간 나눔의 씨앗은 행복의 열매를 맺었다.

“처음에는 내가 가진 작은 것을 나눴고 다음에는 나눔을 통한 기쁨을 나눴다. 그 기쁨은 다시 가족과 이웃에게 전해졌고 나눔을 통해 맺어진 우리의 행복은 배가 됐다.” 지난 7월 경북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의 날 한 회원의 인사였다.

나눔은 가진 것을 나누는데 그치지 않고 나눔을 통한 행복까지 나눌 수 있으니 그 행복과 가치의 크기는 쉬이 가늠할 수 없다. ‘가진 것이 없어, 여유가 없어’ 이웃을 돌아볼 여력이 없다고 느껴진다면 경북 아너들의 나눔 철학 속에서 그 의미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천년 나눔의 시대를 열어갈 나눔특별도 경북에 새로운 나눔명가가 탄생하기를 고대해 본다.

신현수 (경북공동모금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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