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 석적읍 이장과 부녀회, 수제 마스크 만들어 주민들에게 무료 배부

  • 마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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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11 14:35  |  수정 2020-03-11 14:54  |  발행일 2020-03-12 제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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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군 석적읍 한솔아파트 석윤정 이장(오른쪽)과 정혜란 부녀회장이 손수 제작한 수제 마스크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칠곡군 제공>

【칠곡】 "우리 마을 주민은 우리가 지킨다."

칠곡지역의 한 아파트 부녀회가 마스크 구하기에 애를 태우는 주민들을 위해 수제 마스크를 만들어 무료 보급에 나섰다.

칠곡군 석적읍 한솔아파트 부녀회는 지난 10일 손수 제작한 면 마스크 200매와 면 마스크용 KF94 필터 600매를 아파트 주민과 석적읍에 전달했다.

수제 마스크 제작은 이 아파트 석윤정 이장(44)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고령의 어르신과 임산부들까지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줄을 서는 모습이 지켜본 석 이장은 필터를 교환해 계속 사용할 수 있는 수제 마스크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석 이장은 곧바로 정혜란 부녀회장(39)를 찾아가 면 마스크 제작 의사를 밝혔다.

부녀회장도 흔쾌히 동의를 하고 지난 4일 아파트 밴드에 마스크 제작을 위한 봉사단을 모집한다는 글을 남겼다. 이에 재봉틀에 능숙한 부녀회 10여명이 동참 의사를 밝혀 봉사단이 꾸려졌다.

마스크 봉사단은 감염증 예방을 위해 각자의 집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미싱작업을 강행했다. 마스크 제작은 순조롭게 진행됐으나 문제는 마스크 핵심 자재인 필터였다. 중국에서 수입이 힘들어진 필터가 품귀현상이 빚어지면서 구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석 이장은 필터를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나녔고, 구원투수를 자처한 한 여성 벤처 사업가를 만날 수 있었다. 위드텍 이은경 대표가 KF94 필터 30m를 선뜻 내놓은 것. 이는 면 마스크에 끼울 필터 600매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마침내 부녀회의 땀과 독지가의 기부로 사랑의 수제 마스크가 만들어졌다. 이들은 마스크·필터·견과류·사탕과 함께 "힘내세요"로 시작하는 따뜻한 응원의 글도 봉투에 넣고 정성껏 포장했다.

포장된 마스크는 석적읍과 한솔아파트에 거주중인 암·뇌졸중 등의 중증환자와 기저질환자에게 우선 전달됐다. 정작 마스크를 제작한 이장과 부녀회 봉사단원들은 단 한 장의 마스크도 갖지 않았다.

석 이장은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해 마음을 모아 마스크 제작에 힘써주신 부녀회에 감사드린다"며 "한 땀 한 땀 정성껏 만든 마스크가 감염병 확산을 막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려울 때 실천하는 나눔이 진정한 나눔"이라며 "지역사회에 마스크 양보하기와 나눔을 실천하는 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마음을 모아 마스크를 제작한 작은 영웅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이 마스크 하나가 지금의 위기상황 속에서 어려운 이웃들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는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준영기자 mj340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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