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문 대통령 비방 대남전단 공개…통일부 "살포계획 유감"

  • 입력 2020-06-20 16:48
얼굴 넣은 전단에 꽁초 뿌린 사진 등 노동신문에 실어…"당해봐야"
통일부 "북한 대남전단 살포계획 매우 유감…즉각 중단해야"

 북한은 20일 문재인 대통령을 비방하는 내용 등의 대남 삐라(전단)를 대량 제작해 살포 준비에 착수했고, 통일부는 유감을 표명하며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북한이 접경지역에서 전단 대량 살포에 나설 경우 그 과정에서 우발적 충돌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군 당국은 대북 감시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격앙된 대적의지의 분출- 대규모적인 대남삐라 살포 투쟁을 위한 준비 본격적으로 추진'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보복 성전은 대남삐라 살포 투쟁으로 넘어갔다"면서 각지에서 전단 살포 준비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통신은 "출판기관들이 남조선 당국자들에게 무차별적으로 들씌울 대적(對敵) 삐라들을 찍어내고 있다"면서 "각급 대학의 청년 학생들은 북남 접경지대 개방과 진출이 승인되면 대규모 삐라 살포 투쟁을 전개할 만단의 태세를 갖췄다"고 전했다.


중앙통신은 살포를 위해 대량 인쇄된 전단 뭉치와 주민들이 마스크를 낀 채 인쇄·정리하는 현장 사진도 여러 장 공개했다.


특히 무엇인가를 마시는 문재인 대통령 얼굴 위에 '다 잡수셨네…북남합의서까지'라는 문구를 합성한 전단 더미 위에 꽁초와 담뱃재, 머리카락 등을 뿌린 사진 등 문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방하는 내용의 전단들이 포함됐다.


문 대통령 얼굴 옆에 '평양에 와서 평양냉면, 철갑상어, 송이버섯 먹어 대는 문식성을 보고 서울 가서 큰일 할 줄 알았더니'라고 조롱하거나, '구린내' '천치' 등의 막말을 삽입한 전단도 보였다. 음식 관련 전단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 방북 기업인들의 사진도 들어있다. 


중앙통신은 다른 인물 사진과 함께 "신혼예물로 수억대 아파트도 척척" "해외에서 경호자금" 등의 문구를 실은 전단들도 노출했으나 담뱃재 등의 오물에 가려 내용이 정확히 식별되지 않는다.


북측은 단거리 미사일 발사 모습과 "경고한다"는 문구를 합성한 대북전단 뭉치도 공개해 무력 도발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전단 사진은 북한 주민들도 보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2면에도 실렸다. 주민들의 대남 적개심을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보인다.


특히 2018년 9월 방북해 평양 시민 15만 명을 상대로 직접 연설하는 등 주민들과 접촉면을 넓힌 문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를 지우겠다는 의도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남북 갈등의 빌미가 된 남측 단체의 대북 전단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겨냥한 내용과 사진이 실렸던 만큼, 남측 최고지도자를 비방하는 전단 사진을 일부러 노출해 '앙갚음' 하겠다는 의지로도 분석된다. 


중앙통신은 "여직껏(여태껏) 해놓은 짓이 있으니 응당 되돌려받아야 하며 한번 당해보아야 얼마나 기분이 더러운지 제대로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북한은 앞서 17일 인민군 총참모부 입장문을 통해 남측을 향한 대적 군사행동 계획을 공개하면서 '인민들의 대규모 대적삐라 살포 투쟁'을 예고한 바 있다.
이에 통일부는 이날 오후 유감을 표명하는 입장문을 내고 "북한의 이러한 행위는 남북 간 합의의 명백한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통일부는 남측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원천 봉쇄하기 위한 단속과 법적 조치 등을 취하고 있음을 재차 밝히면서 "북한도 더 이상의 상황 악화 조치를 중단하고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노력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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