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세상보기] 도심공원에 먹이 찾아 나온 야생 너구리

  • 김점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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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9-02   |  발행일 2020-09-02 제12면   |  수정 2020-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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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구리야, 오늘도 운동 나왔어?"

지난달 22일 오후 8시. 주민들이 저녁 운동을 하는 대구 동구 신암동 기상대기념공원. 날이 어두워지자 야생 너구리 한 마리가 모습을 드러낸다. 주위를 경계하며 잠시 멈춰 서더니 먹이를 찾는 듯 두리번거린다. 주민이 길고양이를 위해 준비한 먹이와 물을 차지하며 먹는다. 사람이 가까이 가도 달아나거나 겁내지도 않는다. 땅바닥에 앉아 몸도 긁적이고 사람들을 주시하며 앞발로 여러 가지 동작을 한다.

이곳에서 저녁 운동을 하는 사람은 먹이를 찾아 나온 야생너구리를 한두 번은 만난다. 어느 날 갑자기 인간의 삶 속에 불쑥 나타난 야생너구리는 개체 수가 늘어나면서 먹이가 부족한 탓인지 도심 여기저기에 나타났다. 자연 울타리 안에서만 살 거라 믿어 멀게 느껴졌던 야생너구리는 우리의 생활권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정모(여·67)씨는 "길고양이 먹이 때문에 야생 너구리가 인근의 아파트 단지에도 온다. 고양이인 줄 알았다. 4~5마리가 함께 다닌다"고 했다.

처음 너구리를 본 사람들은 그저 신기하기만 하다. 휴대폰으로 촬영해 친구에게 전송하기도 한다. 귀엽다고 해서 가까이 다가가거나 손으로 만져서는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피부병이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고 물렸을 경우 광견병에 전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물렸을 경우 즉시 소독하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반려동물과 접촉 시에도 광견병에 걸릴 위험이 커서 주의해야 한다. 한국야생동물보호협회에서 포획하거나 광견병 예방을 위해 미끼예방약 살포가 필요하다.

글·사진=김점순 시민기자 coffee-33@hanmail.net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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