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안전? 日총리부터 마셔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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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0-26   |  발행일 2020-10-26 제27면   |  수정 2020-10-26

일본 정부가 27일로 예정됐던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결정을 오는 11월 이후로 미루겠다고 23일 밝혔다. 지난 21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언제까지 방침을 결정하지 않고 미룰 수는 없다"고 발언했다가 뜬금없이 보류한 것은 오염수의 해양방출에 대한 자국 어업인과 국민의 이해를 얻지 못한 때문이라고 일본 내 언론들이 보도하고 있다.

현재 후쿠시마 제1원전에선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폭발사고 이후 오염수가 하루 160~170t씩 발생하고 있다. 도쿄전력은 이 물을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여과한 뒤 보관하고 있다. 하지만 오염수는 지난 9월 기준 이미 123만t 규모에 이르렀고 방출이 결정되면 2022년부터 30년 동안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방사능 오염수를 정화했다고는 하지만 신뢰성에 의문이 드는 데다 방사성물질 중 하나인 삼중수소(트리튬)는 정화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삼중수소는 인체에 흡수될 경우 유전자변형을 일으켜 발암이나 기형은 물론 어른보다 어린이들에게 10~20배 이상, 태아에겐 수천배 이상 악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한마디로 해양방류는 절대로 안 된다는 게 학자들의 주장이다. 게다가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오염수를 방류할 경우 대한해협을 거쳐 서해안과 남해안은 물론 동해안을 전부 뒤덮는 데는 1년이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러시아 동부해안은 방류 1년 이후, 미국 서부해안은 3년 내에 오염수가 각각 도착한다고 한다. 태평양과 면(面)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도 예외는 아니다. 전 지구적인 재앙이 될 게 분명하다.

도쿄올림픽이 사실상 연기된 주 원인도 도쿄 인근을 오염시킨 후쿠시마 방사능임을 세계는 알고 있다. 일본 어업인들조차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괜찮다면 스가 총리부터 먼저 마셔봐라"고 절규한 의미는 뭔가. 우리도 일본 눈치를 살피며 간만 보지 말고 선제적인 조치를 취하라. 중국도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만큼 우선 한중일과 IAEA(국제원자력기구)가 나서서 오염수 처리와 관련해 혜안을 찾길 바란다. 방사능에 오염된 수산물을 누가 먹겠는가. 전 세계적으로 식량난을 초래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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