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경산 사직단 건립 주역 전 경산유림연합회 손석호 회장, 김상도 사무국장

  • 송은석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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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1-26   |  발행일 2021-01-27 제12면   |  수정 2021-01-26
"사직제는 지역민의 풍요와 안녕 기원했던 전통의례...미풍양속은 계승해야죠"
경산사직단
24일 경산사직단에서 손석호 전 경산유림연합회장(오른쪽)과 김상도 전 경산유림연합회 사무국장이 경산 사직단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직제는 지역민의 풍요와 안녕을 기원했던 전통의례입니다. 나쁜 전통은 지양해야겠지만 미풍양속은 계승해야죠."

지난 24일 경산시 남산면 인흥리 소재 경산 사직단에서 만난 전 경산유림연합회 손석호(73) 회장의 말이다. 지난 2017년 1월 경산유림연합회장에 취임한 그는 임기 중 큰 공적을 남겼다. 경산 유림 숙원사업이었던 경산 사직단 건립을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사직단은 평화와 풍년을 기원하며 임금과 지방수령이 토지신과 곡식신에게 올렸던 사직제를 봉행하는 제단이다. 사직단은 고려시대에는 도성 한 곳에만 있었지만, 조선 태종 이후에는 전국 고을마다 있었다. 지금 경산시를 예로 들면 경산, 하양, 자인 세 곳에 각각 사직단이 있었다. 사직제는 일제 강점기 때 일제에 의해 강제로 중단됐고, 수 백 곳이 넘었던 전국의 사직단은 사라졌다. 경산은 서울, 광주, 동래 등과 함께 일제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최후까지 사직제를 봉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85년 10월 경산유림연합회는 중단됐던 사직제를 다시 봉행했다. 하지만 반세기 가까이 단절됐던 사직제 봉행은 쉽지 않았다. 제사를 지낼 사직단은 사라졌고, 사직제 의례를 아는 이도 없었다. 경산 체육고에서 다시 시작된 사직제는 2017년까지 무려 30년 세월동안 성암산 자락, 남천 둔치, 경산 충혼탑, 경산향교 인근 등을 옮겨 다니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러던 중 1999년도에 대구시 수성구 노변동에서 조선시대 경산 사직단 유적이 발굴되고, 이후 사직단이 복원됐다.

하지만 현 행정구역상 이 사직단은 대구시에 있어 경산 사직제를 봉행하기엔 무리였다. 결국 손 전 회장은 결단을 내렸다. 경산에 새 사직단을 건립하기로 한 것. 이때 함께 한 이가 자인향교 전교인 김상도 전 경산유림연합회 (68) 사무국장이다. 이들은 평소 눈여겨 봐둔 터를 경산시에 건의해 사직단 부지로 승낙을 받아냈다. 또 2년에 걸쳐 전국 11곳 사직단을 일일이 찾아가 관계자와 면담하고 자문도 받았다.

그 결과 2018년 제단만 갖춘 채 공사가 한창이던 현 경산 사직단에서 첫 사직제를 봉행했고, 준공을 한 이듬해에는 중요무형문화재 제111호로 지정된 사직대제 전승기관인 사직대제보존회를 초빙해 경산 사직제를 성대하게 치렀다. 이로써 3년여에 걸친 이들의 노력이 결실을 본 것이다. 경산 사직제 주관은 경산유림연합회 주축인 경산향교, 하양향교, 자인향교가 돌아가면서 한다. 올해부터 3년간은 경산향교가 책임진다.

경산유림연합회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기록으로 남겼다. 김상도 씨가 집필한 '경산시 사직단(1985-2019년을 거쳐)'이라는 제목의 책자다. 김씨는 "경산 사직단의 과거와 현재를 기록으로 남김으로써 선배들의 공로에 감사를 표함과 동시에 후배들의 짐을 들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글·사진=송은석 시민기자 31691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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