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맘 상담실] 우리 아이 맞춤형 수학 공부…"이해한 수학 개념·원리 말이나 글로 표현하게 해야"

  •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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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6-14 07:48  |  수정 2021-06-14 07:55  |  발행일 2021-06-14 제13면
의사소통 과정서 오류 발견하거나
이해도 부족까지 알아차릴 수 있어
공식 암기만으로 실력향상 힘들어
온라인 AI 학습도구 활용도 도움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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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학생이 온라인 인공지능(AI) 학습도구 '칸 아카데미'를 활용해 수학 학습을 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수학은 논리력과 사고력을 키워주는 교과목이다. 때문에 기초 학력에서 수학 과목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수학 기초가 많이 부족한 아이를 가정에서 어떻게 지도해야 하는지, 수학 공부는 많이 하는데 성적이 그만큼 따라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지, 앞으로 아이가 수학을 어떻게 생각하고 공부해야 할지 등 부모님들의 고민이 많다. 아이의 수학 공부에 대해 갖는 다양한 고민과 어려움에 대해 현직 교사의 조언을 들어보자.

Q: 수학 실력이 부족한 아이가 스스로 공부하기 위한 좋은 학습 도구는 없을까요.

A: 그럼 우리 아이가 수학 공부에서 도달해야 할 성취 수준에 도달하고, 이를 유지하며 수학 공부에도 흥미를 갖도록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학교 교실에서 선생님과 공부한 수학 개념, 원리, 문제 해결 방법에 대한 다양한 문제를 제공하면서 틀린 문제의 경우 풀이 과정 설명이나 추가 문제를 제공, 이해를 위한 학습 영상 등을 제공하는 온라인 수학 학습 도구가 있습니다. 바로 대표적인 인공지능(AI) 수학 학습 도구인 '칸 아카데미'와 '똑똑 수학탐험대'입니다.

'칸 아카데미'는 초·중·고 학생이 활용할 수 있는 AI 수학 학습 도구입니다. '칸 아카데미'는 비영리 교육 서비스로, 간단한 가입 절차 후 자신이 학습하고자 하는 학년과 학기를 선택하면 해당 단원의 각 수업별 클립 영상 및 문항이 제공됩니다.

'똑똑 수학탐험대'는 수학을 처음 배우는 1~2학년 학생들에게 수학 교과서의 개념과 원리에 충실하면서도 즐거운 학습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교육부에서 제작한 인공지능(AI) 개별 맞춤형 학습 도구입니다. 학교에서 선생님과 함께 학습용으로 활용할 수 있지만 가정에서 스스로 하는 수학 공부를 돕는 학습 도구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Q: 수학 공부, 비슷한 문제를 반복해서 풀어보는 것만으로 충분할까요.

A: 수학을 잘한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선행 학습을 하고 있다면 수학을 잘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연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단 경로인 공식을 기억하고 많은 문제를 해결해보며 빠르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수학을 잘한다고 할 수 있을까요?

학교에서 수학 수업을 하면 간혹 미리 학습한 내용을 이야기하면서 단순 계산 방법 또는 문제 해결 방법을 이용해서 빠르고 간단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아이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실제 사례를 들어볼까요? 분수의 나눗셈 중 '(분수)÷(자연수)의 계산 방법 알아보기'를 주제로 수업을 시작할 때 "선생님~ (분수)× 1/(자연수)로 계산하면 돼요!"라고 이야기하는 한 아이가 있습니다. 이때 선생님은 "왜 그렇게 계산하면 되죠?"라고 되묻습니다. 이 아이는 "원래 분수의 나눗셈은 나누기를 곱하기로 바꾸고, 뒤에 나오는 자연수를 분모에 적은 뒤 분자를 1로…"라고 대답합니다. 선생님은 다시 한번 "왜 나누기를 곱하기로 바꾸고, 자연수를 1/(자연수)로 고치나요?"라고 물으면 많은 경우 더 이상 답하지 못합니다. 이 아이는 친구들 사이에서도 수학을 잘하고, 예습도 많이 한 친구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 아이가 '분수의 나눗셈'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요.

물론 이 아이가 대답한 내용은 수학적으로 옳은 원리이자 옳은 문제 해결 방법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원리를 외우고 문제를 반복해서 풀어보는 연습을 하는 것만으로는 이 아이의 수학 실력을 한 단계 더 높이기 어렵습니다. 공식만을 외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와 수학적 개념이나 원리를 이끌어내는 과정을 활용하는 문제는 분명히 서로 다른 차원의 사고 과정이 필요합니다. 심지어 위의 사례에서 분수의 나눗셈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가 '(분수)÷(자연수)=(분수)×1/(자연수)'이라는 풀이 과정을 외우기만 한다면 '분수의 나눗셈'의 수학적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였더라도 단순 연산 문제는 잘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아이가 단순 연산 문제가 아닌 원리를 이용한 탐구형·서술형 문제를 잘 해결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Q: 그럼 수학을 잘하는 아이, 어떻게 수학 공부를 하면 좋을까요.

A: 수학 공부를 하면서 스스로 "왜"라는 질문을 자주 하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3학년에서 배우는 분자가 1인 단위 분수의 크기를 비교할 때 '분모가 작은 분수의 크기가 더 크다'라는 결과만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단위 분수에서 분모가 작은 분수의 크기가 더 클까?"라는 질문에 스스로 답을 찾아보는 것입니다. 1/2과 1/4을 그림으로 나타내거나 색종이를 접어 표현해보고, 수직선에 표시해보는 등 방법을 이용하여 원리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수학 원리를 탐구할 때 좋은 것이 바로 '말하기'와 '쓰기'입니다. 간혹 수학에서 의사소통을 중요시하지 않는 부모님이 계시지만 아이가 자신이 이해한 내용을 '말하기'와 '쓰기'를 통해 표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생각한 것으로 표현하는 의사소통 과정 속에서 자신이 사고 과정에서의 오류를 발견하거나 스스로 이해했다고 생각한 개념이나 원리를 정확히 습득하지 못한 것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또한 이해한 내용을 말이나 글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깨달음을 얻거나 기존의 지식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질 수도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같은 모둠 친구들에게 설명하는 활동을 하거나 가정에서는 스스로 글로 표현해보는 활동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수학은 도구 교과이므로 사회·과학 등의 다른 교과에 비해 그 내용적인 면에서 아이들의 흥미를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또한 앞서 말한 것처럼 수학 지식의 위계성으로 한 단계에서 학습 과정을 놓친 아이가 다시 수학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도록 하는 것 역시 쉽지 않습니다. 우리 아이가 수학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당장 오늘이 아니라 내일 수학을 더욱 잘하는 아이가 되도록 하기 위해서 부모님께서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양한 학습 도구와 방법을 접할 수 있는 기회, 수학적 사고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면서 수학 공부를 하는 과정 그 자체에 흥미를 갖도록 부모님께서 도움을 주신다면 우리 아이가 곧 수학을 좋아하는 아이, 수학을 잘하는 아이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도움말=송래훈 대구중앙초등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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