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임종식(경북도교육감)…왜 독도교육올림픽인가!

  • 임종식 경북도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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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7-21   |  발행일 2021-07-21 제25면   |  수정 2021-07-21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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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식 (경북도교육감)

지난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었다. 어떤 이에게는 그저 길거리에 나부끼는 현수막 같은 것인지 몰라도 내게는 6·25 참전용사인 선친을 가슴에 묻었던 사무치는 계절이다.

오랜 교직의 길에서 이제 경북교육을 책임지는 자리에 서고 보니 위태로운 나라를 위해 자신을 던졌던 우리 아버지, 아버지들의 용기와 신념에 새삼 머리가 숙여진다. 나라를 구하기 위한 이 용기와 희생을 우리 아이들에게 심어주는 일은 참으로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2019년 7월, 독립운동의 발자취를 찾아 떠난 '임청각에서 하얼빈까지'가 아직도 생각난다. 경북지역 고교생들이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일제 치하에서 빼앗긴 주권을 되찾기 위해 중국 땅으로 떠났던 경북 애국지사들의 발자취를 따라 가보는 대장정이었다.

함께 참가한 6박7일 3천200㎞ 대장정은 애국열사들처럼 '길이 없으면 돌아서지 않고, 만들며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줬다.

강을 건너온 자는 이미 그 이전의 사람이 아니듯이 '역사의 강'은 대장정 참가자 모두를 성숙시킨 소중한 시간이었다.

일본은 올해 초·중·고 모든 역사 교과서를 통해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영토교육을 의무화시켰다. 그리고 또다시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후안무치하게도 독도를 자기네 영토처럼 표시한 지도를 올림픽 홈페이지에 탑재했다.

우리 정부의 강력한 항의에도 아직도 그 지도를 내리지 않고 있다. 이는 스포츠에 정치를 끌어들이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한 올림픽 정신을 위배한 것이며 대한민국의 영토주권을 침해한 도발 행위다.

독도는 6세기 이전부터 한국이 실효 지배를 하고 있으며, 현재에도 거리적·지질학적·역사적·외교적 논거들을 종합적으로 따져보아도 엄연한 한국의 영토이다. 경상북도에 소속된 우리 땅인 것이다.

2021년 7월, 경북도교육청은 다시 독립의 길을 걷는 심정으로 '독도교육올림픽'을 추진했다.

우리 땅 독도에 대한 일본의 억지 주장에 대항해 학생들에게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고 분쟁의 섬이 아니라 평화의 섬인 독도에 대한 주권수호 의지를 더욱 다지기 위해 22일까지 독도교육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이다. 지난 6월25일 내 나라 내 겨레, 아름다운 독도 등의 노래로 꾸려진 독도사랑음악회를 시작으로 독도 수묵화 전시, 도내 초·중·고 학생들이 참여하는 온라인 독도퀴즈쇼를 비롯해 독도사랑퀴즈대회, 사이버독도학교 수료 챌린지, 독도수호결의대회, 독도 릴레이 마라톤 등 다양한 종목들을 진행했다. 특히 '울진에서 독도까지'는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독도 릴레이 마라톤으로, 울진에서 독도까지의 거리가 2천168㎞임에 착안하여 2천168명이 1인 100m 달리기를 하고 인증을 받는 프로그램이다.

전국의 초·중·고 학생과 교직원, 국민 중에 희망자가 직접 사이버 독도학교 게시판을 활용해 참여한다는 게 더 재미있다.

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말이 있다. 거짓말이라도 여러 사람이 말하면 참말로 믿기 쉽다는 말이다. 올림픽 열기에 묻혀 유야무야하다 먼 훗날 이게 또 하나의 독도 침탈의 근거가 될까도 두렵다.

오늘 우리가 후세대를 제대로 교육하지 않으면 선조들의 피땀으로 지켜낸 우리 국토가 독도뿐만 아니라 한반도 전체에 '분쟁 지역'이라는 딱지가 붙을까 더 두렵다.

이 시점에 왜 독도교육올림픽이어야 하는가를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나라가 이 지경이 된 것은 우리의 책임이니 죽기를 각오하고 힘을 쌓아 독립을 해야 한다"는 석주 선생의 큰 외침이 지금도 귀에 쟁쟁하다.
임종식 (경북도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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