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호, 약체 뉴질랜드에 0-1 충격패...도쿄올림픽 축구 먹구름

  •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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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7-22 19:17  |  수정 2021-07-22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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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일본 이바라키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축구 조별리그 B조 1차전 대한민국- 뉴질랜드의 경기에서 후반 24분 뉴질랜드 크리스 우드(등번호 9)가 득점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학범호'가 2020 도쿄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대한민국 선수단의 첫 공식 경기에서 졸전 끝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남자축구 대표팀은 22일 일본 이바라키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질랜드와의 도쿄올림픽 남자 축구 조별리그 1차전을 0-1로 내줬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한국(39위)은 뉴질랜드(122위)에 크게 앞서고, A대표팀 상대 전적은 7경기 6승 1무, 올림픽 대표팀 간 맞대결도 3전 전승을 거둬 낙승이 예상됐으나 생각지도 못한 일격을 당한 것이다.

한국은 황의조를 원톱 스트라이커로 세우고, 그 아래 이강인에 공 배급을 맡겼다. 김동현과 원두재가 이강인을 보호하고 양쪽 측면엔 권창훈과 엄원상이 포진했다. 4백 라인은 강윤성-이상민-정태욱-이유현이 섰다.

한국은 전반 초반 강한 전방 압박을 가하면서 거세게 몰아쳤으나, 체력만 소진했을 뿐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했다.

뉴질랜드는 한국의 전술·전략을 모조리 파헤친 듯한 모습이었다. 전반 초반 한국의 기세를 버텨낸 뉴질랜드는 이때부터 하프 라인 아래에 완전히 내려앉았다. 발 빠른 엄원상의 돌파를 막기 위해 4백 라인에 측면 미드필더 한 명까지 가세한 5백 전술을 꺼냈고, 수비와 중원의 틈을 완전히 줄여 이강인에게 틈을 주지 않았다.

슈팅이 좋은 황의조의 발도 완벽히 틀어막혔다. 황의조는 공을 잡고도 상대 수비에 밀려 나오면서 돌아서지 못했고, 슈팅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찾지 못한 나머지 뒤쪽이나 측면으로 공을 내줄 수밖에 없는 플레이를 보였다. 옆으로 돌린 공은 크로스로 연결됐으나, 페널티박스 안에서 받아주는 선수가 없어 무의미하게 흘러갔다.

경기 후반 한국은 지친 이강인·권창훈·엄원상을 빼고 이동경·이동준·송민규를 투입해 활력을 불어 넣고자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뉴질랜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번리에서 뛰는 191㎝ 장신 골잡이 크리스 우드의 머리를 활용하는 공격으로 한국 골문을 위협했다.

결국 한국은 후반 24분 일격을 당했다. 뉴질랜드가 하프라인 근처에서 길게 넘긴 크로스가 그대로 흘러나가면서 한국 진영에서 뉴질랜드 공격이 계속됐다. 뉴질랜드는 한국 수비가 재정비를 마치기 전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고, 정태욱을 맞고 튄 공이 우드에게 흐르면서 결국 선제 결승 골을 내줬다. 최초 판정은 오프사이드였지만, 비디오판독(VAR) 결과 골로 인정됐다.

앞서 한국은 지난 13일 아르헨티나전과 16일 프랑스전에서 각각 2실점 하면서 수비 불안을 노출한 바 있다. 이날 약체 뉴질랜드에게 실점하면서 '와일드카드'로 거론되던 김민재가 합류하지 못한 공백을 뼈저리게 느끼게 됐다.

한국은 실점 이후에도 세밀한 패스에서 실수를 반복했고, 길게 올린 크로스는 제공권 좋은 뉴질랜드 선수들에 막히면서 무기력하게 패하고 말았다.

조별리그 B조 첫 경기 뉴질랜드전에서 패한 한국은 25일 루마니아전, 28일 온두라스전을 차례대로 치른다. 이번 올림픽 축구는 16개 국가가 4팀씩 4개 조로 나눠 조별 리그를 진행하고, 각 조 1~2위가 8강 토너먼트에 올라 단판 승부로 우승팀을 가린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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