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대체육

  •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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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0-15   |  발행일 2021-10-15 제23면   |  수정 2021-10-15 07:04

식물 단백질을 이용해 고기와 같은 맛을 내는 대체육에 관한 관심이 높다. 특히 고기 없는 패티를 상상하기 힘들었던 햄버거에 식물성 패티를 넣어 만든 대체육 버거가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버거킹이 대체육 버거 '플랜트 와퍼'를 선보인 데 이어 롯데리아도 '스위트 어스 어썸 햄버거'란 대체육 버거를 내놨다. 업계에서는 이를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장기적인 문화로 정착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했다.

식품업계도 대체육 활용에 적극적이다. 농심은 최근 대체육 브랜드 '베지가든'을 론칭하고 30여 종의 제품을 내놨다. 풀무원·CJ제일제당 등도 대체육 관련 기술을 연구하며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경북대는 최근 콩고기 스테이크를 비롯해 비건 라면 등이 들어간 채식 학식을 제공하고 있다. 이전에도 샐러드 뷔페를 선보이긴 했으나 매 끼니 비건 학식이 제공되는 건 처음이다. 서울대·동국대 등은 비건을 위한 채식 뷔페를 운영 중이다. 이들 식단에는 콩고기 대체육 등이 활용된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세계적 트렌드가 되면서 ESG 대표 산업으로 대체육이 주목받고 있다. 대체육은 가축이 아닌 콩·해조류 등 식물 단백질을 이용하기 때문에 탄소 배출이 적고 도축이 없어 동물권도 보장하니 일거양득이다. 대체육이 환경과 사회적 책임에 동시에 이바지한다는 점에서 앞으로 전통적 육류를 대체하는 건 시간 문제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대체육과 관련한 국내 기술 수준은 해외보다 몇 년 늦지만 최근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원천기술 특허 출원 사례가 증가해 대체육 시장이 급팽창할 것으로 보인다.

콩고기는 채식주의자 중심으로 애용됐으나 대체육은 일반인까지 즐겨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성이 크다. 대체육은 콩고기보다 식감과 질감에서 훨씬 고기와 유사하다. 진짜 고기보다 건강에도 더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육식을 즐기는 입맛은 인간이 수백만 년 동안 간직해온 욕망이니만큼 이겨내기가 쉽지 않다. 대체육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고기가 과연 이 욕망을 꺾을 수 있을까. 김수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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