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신랑 된 사자군단 양창섭, "1번의 무게 느끼며 야구 할 것"

  • 최시웅
  • |
  • 입력 2022-01-20 18:37  |  수정 2022-01-21 09:24
변해보려 에이스 번호 선택
풀시즌 1군, 아시안게임 승선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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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투수 양창섭이 지난해 5월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투수 양창섭은 최근 새신랑이 됐다. 가장이 된 그는 '에이스'의 무게도 짊어지겠단 마음으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2018년 2차 1라운드로 삼성에 입단한 양창섭은 올 시즌 유니폼에 등 번호 1번을 새겼다. 불미스러운 일로 야구계를 떠난 윤성환이 남긴 등 번호를 택한 건 그만큼 양창섭의 각오가 대단하단 의미다.

양창섭은 "신인 시절 (윤성환에게) 많이 배웠고, 번호도 욕심이 났다. 잘해보고자, 변해보고자 하는 마음으로 에이스의 번호를 선택했다. 1번의 무게를 알고 있다. 시합이나 훈련할 때 조금이라도 더 무게를 느끼면서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데뷔 시즌부터 19경기(선발 17경기) 7승 6패를 기록하며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150㎞대 강속구를 갖고 있고,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상대 타자들을 요리하며 미래 사자군단 선발 마운드 한 축을 확실히 책임질 우완 에이스 재목이란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부상이 그의 성장에 제동을 걸었다. 2년 차, 한창 경험치를 쌓아야 할 시점에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재활 후 부활을 기대했건만, 2020시즌 이번엔 허리가 무너졌다. 결국 부진을 털어내지 못하면서 지난해 9경기 15이닝 동안 1승 1패, 평균자책점 6.60의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양창섭은 "그동안 기대하는 팬들에게 제대로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올핸 정말 달라지겠단 각오로 운동에 매진하고 있다"면서 "아프지 않는 것이 가장 먼저다. 본격적으로 몸을 쓰기 전에 준비 운동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려 노력 중이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에도 잠시 아팠는데, 최근 운동 센터에서 운동을 배우면서 허리도 많이 좋아지고, 몸이 잘 만들어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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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투수 양창섭.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입단 동기이자 좌완 선발투수로 삼성 선발진의 핵심 자원 중 하나인 최채흥의 입대로 팀 마운드에 구멍이 생겼다. '5선발'로 누가 합류할지에 관한 하마평이 벌써 돌고 있다.

그는 "당장 선발진 합류라는 욕심을 내기보단 경기에 꾸준히 출전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경쟁은 언제나 했고, 선발이든 계투든 맡겨주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구위가 좋고, 성적도 난다면 기회도 자연스레 오지 않겠나"고 했다.

이어 "구속 욕심은 있다. 다만, 아프지 않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을 생각이다. 구속보단 컨트롤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며 "체인지업을 던지고 싶어 준비 중인데 쉽지 않다. 주무기인 슬라이더 감각이 떨어져서 감각부터 다잡는 게 필요하고, 그다음에 체인지업을 익히겠다"고 덧붙였다.

1999년생, 만 22세인 양창섭은 최근 백년가약을 맺었다. 또래에 비해 빠른 결혼 생활은 불안정했던 양창섭의 삶을 튼튼하게 지지해주고 있다.

양창섭은 "이젠 혼자가 아니다. 연애할 때와는 달리 아내로 맞이하니 운동에 더 진지해진 기분"이라면서 "비시즌인데도 불구하고 아침마다 식사를 차려주고, 점심 도시락까지 싸준다. 요즘 (원)태인이, (황)동재, (이)승민이와 함께 운동하고 있는데 아내가 동료들 식사까지 챙겨준다. 당연히 힘이 난다"며 웃었다.

안정을 얻은 양창섭은 올해 성적 반등을 넘어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승선의 목표도 있다.

그는 "당연히 대표팀에 들어가 태극 마크를 달고 싶다. 결국 내가 잘해야 가능한 일이니, 더 신경 쓰면서 잘해보려고 한다"며 "팀에선 풀시즌을 1군에서 보내는 것이 목표다. 건강하게 시즌을 잘 치르고, 오승환 선배님처럼 잘 관리하면서 삼성에서 오래 야구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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