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세상] 복합위기와 정책대응

  • 이영세 전 대구사이버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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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5-06   |  발행일 2022-05-06 제22면   |  수정 2022-05-06 07:15
석유파동·외환·금융위기 등
모두 정권교체기 때에 경험
지금도 대내외적 악재 발생
또 경제위기 맞지 않도록
새정부·경제주체 긴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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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세 (전 대구사이버대 총장)

지금 세계경제는 복합적인 위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IMF의 분석에 의하면 세계경제 특히 아시아경제는 세 가지의 폭풍에 직면하고 있다고 한다. 첫째 미국의 인플레 제어를 위한 긴축통화정책, 둘째 중국의 코로나 봉쇄로 인한 경제침체, 셋째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와 농산물 가격폭등에 기인한 물가상승이다.

첫째 미국은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침체된 경기를 살리기 위해 양적완화정책을 시행하며 2조3천억달러를 풀었다. 그러다 코로나가 터지자 4조달러를 추가적으로 공급하며 경기부양을 진작하였다. 13년 동안 계속된 양적완화정책이 미국의 경기회복에 도움은 되었으나 인플레를 촉발시킨 원인이 되었다. 이를 잡기 위해 미연준은 올해부터 금리를 인상하였고 이것은 우리나라 및 대외개방적인 아시아국가에서 자금유출을 가속화시키며 금융불안을 야기하고 있다.

둘째 중국은 오미크론을 통제하기 위해 도시를 봉쇄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지난 3월 상하이를 봉쇄했는데 이로 인해 매월 460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한 상하이는 중국의 금융·무역 허브로서 중국 전체 경제의 25%를 차지하는 창장삼각주의 핵심도시이기에 이곳의 봉쇄는 중국경제뿐 아니라 전 세계의 경제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 IMF는 중국의 올해 성장률을 역대 최저인 4.4%로 전망하는데 우리나라도 최대수출국인 중국의 경제침체로 인해 수출이 저조하여 올해 들어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셋째 우크라이나 전쟁과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전 세계의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OECD는 올해 대다수 회원국에서 에너지가격은 26.6%, 식품물가는 8.6% 오른 것으로 발표했는데 세계은행은 올해에만 에너지는 50%, 식품은 23% 더 급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쟁이 종식되어도 향후 3년간은 높은 가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어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을 고조시키고 있다.

한편 개방경제를 지향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이러한 위기상황으로 인해 물가는 10년 만에 4%대 고공비행 중이고 고금리, 고환율로 기업들의 경영환경도 크게 악화되고 있다. 특히 높은 환율과 유가 상승으로 역대 최고 수출실적을 내는데도 적자가 발생하여 올해 연간 누계 무역적자가 91억5천700만 달러에 이른다. 무역수지 적자는 한국의 대외지불능력을 보여주는 경상수지를 위태롭게 하는데 올해 2월 국내 경상수지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억4천만달러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코로나 위기대응으로 확장재정을 이어오면서 재정적자 규모가 70조8천억원에 달해 경상과 재정 모두 적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신중하고도 단호한 정책대응이 필요하다. 자본유출과 인플레를 막기 위해 우리도 미국처럼 금리를 인상하되 그것이 가계부채를 악화시키고 민간의 투자활동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점진적으로 해야 한다. 또한 국가재정을 악화시키지 않으면서 시장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기업에 대한 규제도 완화해야 한다. 따라서 신정부의 정책선택 범위는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1980년 석유파동, 1997년 IMF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모두 정권교체기 때 경제위기를 경험했다. 대내외적으로 악재가 발생하는 지금도 정권교체기이다. 경제위기를 맞지 않도록 신정부 및 모든 경제주체들이 정신을 차리고 긴장해야 할 때이다.

이영세 (전 대구사이버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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