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일보 제12기 독자위원회 1차 회의 "영남일보만의 차별화된 특색 가져라…정체성·지역에서의 역할도 고민해야"

  • 정지윤,손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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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01  |  수정 2022-12-19 08:26  |  발행일 2022-06-01 제25면
"편집 돋보여 가독성 높아…청소년 목소리 담은 코너 필요"

"한쪽 주장만 실은 기고 불편…대립되는 의견도 같이 넣길"

영남일보 제12기 독자위원회 1차 회의 영남일보만의 차별화된 특색 가져라…정체성·지역에서의 역할도 고민해야
영남일보 제12기 독자위원회 1차 회의가 지난달 26일 제12기 독자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영남일보 19층 회의실에서 열리고 있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영남일보 제12기 독자위원회 1차 회의가 지난달 26일 영남일보 19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에는 박선 대구청소년지원재단 대표, 백승길 대구시의사회 정보통신이사(굳센병원 원장), 이승재 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 노무사, 이원호 상화기념관·이장가문화관 관장, 이재훈 아이스퀘어벤처스 대표, 이창환 대구예총 회장, 이현창 대구시립국악단 예술감독 겸 지휘자가 참석했다. 독자위원장인 이재훈 대표가 진행한 이날 회의에서 독자위원들은 영남일보에 대한 격려, 조언, 비판과 함께 지면제작에 대한 방향을 다양하게 제안했다.


▶박선 위원= "영남일보는 편집이 돋보인다. 제목과 기사 배치가 눈에 잘 들어온다. 그만큼 가독성이 높다. 한편으로는 영남일보에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고정 코너가 있었으면 좋겠다. 피선거권 연령이 18세로 낮아지면서 청소년들도 정치·사회·문화 전반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특히 요즘 청소년들은 자체적으로 의회를 만들어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면서 글도 많이 쓰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목소리와 글을 실을 수 있는 창구가 없는 것이 아쉽다. 영남일보가 청소년의 목소리를 전할 수 있는 창구가 되어주길 바란다."

▶백승길 위원= "현재 의료계는 '간호법 제정'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이러한 가운데 영남일보 5월23일자에 '간호법 제정 국민 생명과 안전 위한 일'이라는 기고가 실렸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상정되기 전에 한쪽 직군의 주장만 실린 건 문제가 있다고 본다. 신문은 한 사안에 대해 중립을 지키고 대립되는 주장을 같이 실어주는 것이 맞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고를 싣는 데 그치지 말고, 간호법에 대한 의료계 전체의 시각을 비롯해 왜 필요한지, 장단점은 무엇인지 등을 심층 취재해 보도했으면 한다."

▶이승재 위원= "영남일보만의 독특한 지면이 있었으면 한다. 한 신문사의 경우 '명상'이나 '종교'를 특화해 차별화하고 있다. 영남일보도 영남일보에서만 볼 수 있는 차별화된 지면을 제작해 특화할 필요가 있다. 또 중앙지에서 다루는 비슷한 내용을 기사화하기보단 지역을 중심으로 현장감 있는 기사를 지면에 실어주길 바란다."

▶이원호 위원= "5월24일자 1면에 '활력 잃은 대구…尹정부 경제선물 보따리 풀어라'라는 기사가 실렸다. 이날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구를 방문한 날이었는데, 대통령 방문에 맞춰 지역의 현안을 제기한 시의적절한 기사였다. 하지만 2면에는 김병준 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균형발전특위 위원장이 앞으로 지역균형발전을 정부에서 어떻게 할 것이라는 내용의 기사가 동시에 실렸다. 두 기사를 자세히 읽어보면 주장이 서로 배치되는 듯하다. 앞에서는 문제를 제기하고 뒤에서는 정부가 노력한다는 기사가 나오니 균형이 맞지 않는 느낌이다. 현 정부가 노력은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실질적인 '경제 선물 보따리'를 풀지 못하는 것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면 더 설득력 있는 기사가 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창환 위원= "영남일보는 대구에서 역사가 가장 오래된 신문이다. 지금쯤 신문의 정체성과 역할이 무엇인가를 깊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과연 신문이 대구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결국 신문은 대구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잘못할 땐 채찍과 격려를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또 매체가 다양해지고 뉴스를 소비하는 독자 성향이 다른 만큼 영남일보만의 특색을 드러내는 기사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영남일보만의 차별화와 뚜렷한 정체성을 가져야 한다. 나아가 지면의 방향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현창 위원= "대구의 경우 광역시 중 문화 활동이 가장 왕성한 도시다. 영남일보의 경우 문화 기사가 경쟁력이 있다. 최근 새로운 코너도 많이 보인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코너를 잘 보고 있다. 지역 문화계의 이슈를 관점을 가지고 잘 제시하는 듯하다. 여기서 그치지 말고 문화면을 더욱 강화했으면 한다. 다양한 분야별로 문화인들을 조명하는 시리즈도 좋은 방안이다."

▶이재훈 위원장= "영남일보가 지역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고민이 필요하다. 미국의 경우 대학 졸업식이 열리면 많게는 8만명이 모인다. 학교 관계자와 졸업생이 일일이 악수하고 호명하면서 애교심을 갖게 한다. 졸업생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함께 참여한다. 단순한 졸업식이 아닌 축제나 마찬가지다. 이 덕분에 졸업식을 열면 지역에 소비가 크게 일어난다. 하지만 국내는 그렇지 않다. 소수 인원만 참여하는 형식적인 졸업식이 대다수다. 올해 대구에서 열린 세계가스총회도 마찬가지다. 정작 지역민들은 크게 관심이 없다. 행사로 끝이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개선할 수 있는 방향을 영남일보가 제시해주길 바란다. 세계가스총회가 지역에 어떤 낙수효과가 있는지를 꼼꼼히 따져보고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 영남일보가 앞으로 지역이 발전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을 내놓길 바란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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