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 동석한 지인의 휴대폰이 울렸다. 발신자는 '곶감'. 안 받는다. 필자가 사는 상주에는 곶감 전업농가가 숱하다. 왜 전화를 안 받느냐고 물었다. "곶감 하는 친구 아녀요. 마누라유.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곶감같은 마누라." 감꽃이 한창 피고 지고 열매가 맺힐 때다. 감꽃은 그 자체의 아름다움보다 소꿉놀이의 추억이 더 강하게 각인돼 있다. 감나무 밑에 숱하게도 떨어져 있던 그 꽃을 주워 꽃 목걸이·꽃 팔찌 등을 만들던 여자 아이들. 그런데 올해는 감나무든 땅이든 꽃이 그렇게 많지 않다. 곶감 농가들은 기후 탓일 것이라며 걱정을 한다.
꽃이 피는 데는 그 전 해의 햇빛 양과 강우량이 큰 영향을 미친다. 꽃이 많이 피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전 해에 햇빛이 많아야 하고 봄부터 여름까지는 비가 많이 내리고 한여름에는 온도가 높고 비가 적어야 한다. 화아(花芽) 원기 형성기인 한여름의 수분 부족이 꽃눈 형성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한여름에는 비 오는 날이 안 오는 날보다 훨씬 많았다. 게다가 올해는 벌의 대량 실종으로 감꽃 수정도 여느 해 같지 않다. 다행히 감나무는 수정 없이 열매를 맺는 단위결실(單爲結實) 성향이 강해 감이 맺히는 데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정 안 된 열매는 쉽게 떨어지기 때문에 기후와 영양 관리가 중요하다.
지난해의 이상 기후와 갑작스런 벌의 실종,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를 봄 가뭄 등이 감 농사를 위협하지만 올해도 감꽃 송이마다 충실한 열매가 달려 호랑이보다 무서운 곶감도 풍년이 들길 기대한다.
이하수 중부지역본부 부장·나무의사
꽃이 피는 데는 그 전 해의 햇빛 양과 강우량이 큰 영향을 미친다. 꽃이 많이 피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전 해에 햇빛이 많아야 하고 봄부터 여름까지는 비가 많이 내리고 한여름에는 온도가 높고 비가 적어야 한다. 화아(花芽) 원기 형성기인 한여름의 수분 부족이 꽃눈 형성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한여름에는 비 오는 날이 안 오는 날보다 훨씬 많았다. 게다가 올해는 벌의 대량 실종으로 감꽃 수정도 여느 해 같지 않다. 다행히 감나무는 수정 없이 열매를 맺는 단위결실(單爲結實) 성향이 강해 감이 맺히는 데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정 안 된 열매는 쉽게 떨어지기 때문에 기후와 영양 관리가 중요하다.
지난해의 이상 기후와 갑작스런 벌의 실종,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를 봄 가뭄 등이 감 농사를 위협하지만 올해도 감꽃 송이마다 충실한 열매가 달려 호랑이보다 무서운 곶감도 풍년이 들길 기대한다.
이하수 중부지역본부 부장·나무의사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