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청년 구직자 10명 중 7명 "지방 근무하고 싶지 않다"

  • 정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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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08   |  발행일 2022-06-08 제14면   |  수정 2022-06-08 08:31
대구·전주 근무 희망 14.9% 그쳐…충청권역 밑으로는 기피

회사 선택시 가장 중요시 생각하는 조건, 연봉·근무지역順

"기업 친화제도·생활 인프라 등 지역 불균형 개선정책 시급"
수도권 청년 구직자 10명 중 7명 지방 근무하고 싶지 않다
대구 출신인 A씨는 올해로 2년째 서울에서 취업을 준비 중이다. 높은 주거비 부담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소재 기업 입사를 희망하고 있다. A씨는 "대구에 마땅한 일자리가 없는 것도 문제지만 수도권에서 누릴 수 있는 여가, 문화생활도 무시할 수 없다. 관련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는다면 굳이 지방 근무를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수도권 청년 구직자 10명 중 7명은 지방 근무를 원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구를 포함한 남부권에 대한 선호도는 전국 최하위권이다. 청년 이탈을 최대한 방어하는 동시에 수도권 기업 유치를 통해 청년 유입을 극대화시켜야 할 대구시가 큰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7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수도권에 거주하며 구직활동을 하는 청년 301명을 대상으로 '지방근무에 대한 청년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방 근무를 기피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기피한다'는 응답률은 72.8%로 파악됐다. 서울을 제외한 희망 근무지역(복수응답)은 '수원·용인'(64.1), '평택·충주'(31.9%), '세종·대전'(25.9%) 등 순이다. 거리가 멀어질수록 선호도가 떨어졌다. 충청권역 밑에서는 근무하기를 꺼리는 모양새가 뚜렷하다. '대구·전주' 근무를 희망하는 응답자 비율은 고작 14.9%에 그쳤다.

비수도권 소재 기업 지원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전혀 지원하지 않는다'는 비율이 34.5%에 달했다. 또 '가급적 지원하지 않는다'(31.6%), '공기업 등에만 제한적으로 지원한다'(19.6%)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지역에 상관없이 지원한다'는 응답은 14.3%에 불과했다.

지방 근무를 기피하는 이유(복수 응답)로는 '가족·친구 등 네트워크가 없어서'(60.7%)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생활·문화 인프라가 열악해서'(59.8%),'주거·생활비가 부담돼서'(48.9%),'원하는 직장이 없어서'(14.2%),'성장기회가 부족해서'(6.8%), '결혼·자녀교육이 어려워서'(5.0%) 순이었다.

회사 선택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조건 역시 '근무지역'(28.9%)이 '연봉'(36.5%)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비슷한 수준의 두 회사가 수도권과 비수도권에 각각 위치할 경우 어디로 입사하겠느냐는 질문에 '수도권 회사'라는 응답이 98.3%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기업 규모가 다소 작더라도 수도권에 있는 기업을 더 선호하는 경향도 나타났다. '지방 소재 4대그룹(삼성·현대·SK·LG) 소속 기업'(26.6%)보다 '수도권 일반 대기업'(73.4%)에 입사하겠다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지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미래세대인 청년이 정착하고 싶은 지역을 만들어야 한다. 청년 눈높이에 맞게 지역 생활여건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기업에 친화적인 제도, 인프라도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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