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수간(樹幹·나무의 줄기)은 어릴 때는 단면이 원형이지만 커가면서 굴곡이 생긴다. 이는 가지와 뿌리가 굵어지면서 응력이 걸리는 부분에 목재(木材)가 더 발달하기 때문이다. 굵은 가지나 뿌리와 연결된 수간은 더 튀어나온다. 모든 나무가 그런 것은 아니나 굵은 가지 아래에는 그 가지를 지탱할 수 있는 근육이 발달하는 게 일반적이다. 또 가지가 더 이상 나무 전체에 도움이 안 되면 나무 스스로 가지를 도태시켜 떨어뜨린다.
그러나 보호 대상인 천연기념물 나무는 그런 자율성이 종종 무시된다. 문화재인 천연기념물은 원형 유지가 가장 중요한지라, 가지가 부러질 듯하면 지지대를 세워 지탱한다. 지지대로 지탱되는 가지와 연결된 수간에는 상응하는 목재가 더는 발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미 형성된 근육도 힘이 빠진다. 스스로 가지를 지탱할 힘은 약해지지만 가지는 쭉쭉 뻗어 나간다. 스스로 몸을 지탱할 수 없는 기형이 되는 것이다. 이런 상태서 지지대를 제거한다면?
지난 1일 천연기념물인 성균관 명륜당 은행나무의 큰 가지가 지지대 교체 작업 중 부러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기존의 지지대를 제거하기 전에 새로운 지지대로 가지를 받쳐야 하는데 순서에 따르지 않은 것이다. 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천연기념물 나무가 스스로 몸을 지탱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주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원형 유지는 문화재 보존의 근본이지만 생물인 천연기념물 나무에까지 적용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
이하수 중부지역본부 부장·나무의사
그러나 보호 대상인 천연기념물 나무는 그런 자율성이 종종 무시된다. 문화재인 천연기념물은 원형 유지가 가장 중요한지라, 가지가 부러질 듯하면 지지대를 세워 지탱한다. 지지대로 지탱되는 가지와 연결된 수간에는 상응하는 목재가 더는 발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미 형성된 근육도 힘이 빠진다. 스스로 가지를 지탱할 힘은 약해지지만 가지는 쭉쭉 뻗어 나간다. 스스로 몸을 지탱할 수 없는 기형이 되는 것이다. 이런 상태서 지지대를 제거한다면?
지난 1일 천연기념물인 성균관 명륜당 은행나무의 큰 가지가 지지대 교체 작업 중 부러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기존의 지지대를 제거하기 전에 새로운 지지대로 가지를 받쳐야 하는데 순서에 따르지 않은 것이다. 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천연기념물 나무가 스스로 몸을 지탱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주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원형 유지는 문화재 보존의 근본이지만 생물인 천연기념물 나무에까지 적용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
이하수 중부지역본부 부장·나무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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