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우영우 팽나무

  •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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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7-29   |  발행일 2022-07-29 제23면   |  수정 2022-07-29 07:03

팽나무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크게 잘 자라는 나무다. 시골에서 자란 50대 이상은 웬만하면 이 나무에 대한 추억이 있지 않을까 싶다.

팽나무 이름의 유래는 두 가지로 갈린다. 하나는 이 나무 열매를 마디가 없는 대나무 속에 넣고 입으로 불면 '팽' 소리를 내며 날아간다는 데서 연유한다는 설이고, 다른 하나는 곡식의 이삭이 나온다는 뜻의 '패다'에서 이름이 비롯됐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왠지 둘 다 충분치 않은 느낌이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등장한 팽나무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화면을 통해서 본 그 나무는 팽나무 중에서도 수형(樹形)이 매우 좋은 편이다. 자리도 잘 잡았다. 문화재청이 이 팽나무의 문화재적 가치를 판단하기 위해 천연기념물 지정조사를 하기로 했다. 문화재청은 드라마에 출연했기 때문만은 아니라고 밝혔지만 왠지 문화재 지정이 수시로 변하는 시류에 영향을 받는 것 같아 개운치는 않다.

실물을 직접 보지 않아 조심스럽긴 하지만 수형이 아름다운 이 팽나무도 화면 왼쪽 시멘트 구조물 때문에 피해를 본 것 같다. 왼쪽의 큰 가지 2개가 떨어져 나간 것으로 보인다. 마을 주민들의 쉼터를 만들기 위해 시멘트 구조물을 설치했는데 그 밑의 뿌리가 썩어 가지가 죽은 것이다.

문화재 지정 여부는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 판단할 일이다. 다만 그 나무를 귀히 여긴다면 시멘트 구조물을 걷어내고, 사람들이 가까이 가서 땅을 마구 밟지 않도록 경계를 설정하는 등 나무의 건강한 생육조건을 먼저 만들어주길 바랄 뿐이다.

이하수 중부지역본부 부장·나무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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