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무궁화 황근

  •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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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8-10   |  발행일 2022-08-10 제27면   |  수정 2022-08-10 06:53

나라꽃 무궁화의 학명 히비스쿠스 시리아쿠스(Hibiscus syriacus)는 시리아 지역 원산으로 이집트의 아름다운 신 히비스를 닮은 꽃임을 의미한다.

동진(東晉) 시대 곽박(郭璞·276~324)이 쓴 지리서 산해경(山海經)의 '군자의 나라에 무궁화가 많은데 아침에 피고 저녁에 지더라'는 기록이 있다. 동양에서 무궁화에 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이다. 이미 4세기 중엽 한반도에 가는 곳마다 무궁화가 만발했던 것을 알 수 있다. 그때부터 도처에 무궁화가 있었으면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품종도 꽤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250여 무궁화 품종 중 우리나라 재래종이라고 증명된 것은 매우 드물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일제강점기에 무궁화가 우리 민족을 상징한다는 것을 알고 대대적으로 뽑아 없애버린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무궁화의 어원에 대해서는 중국에서 전래 된 한자명 목근화(木槿花)의 발음이 무궁화로 굳어졌다는 설과 어디서든 오래오래 볼 수 있다는 의미로 한자어 무궁화(無窮花)라는 이름이 지어졌다는 설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얼마 전 국내 유일의 토종 무궁화로 알려진 멸종위기 야생생물 황근(黃槿)이 복원지에 성공적으로 정착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국립생물자원관과 가톨릭대 김상태 교수 공동연구팀은 황근이 자연적으로 자란 집단과 같은 수준을 보였다고 밝혔다. 황근은 글자 그대로 노란색의 무궁화로 제주도와 남해안 일대 섬에서 자란다. 복원된 황근이 끊임없이 피고 져 남쪽 지역을 가는 곳마다 노랗게 장식하길 기대한다.

이하수 중부지역본부 부장·나무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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