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가을 태풍의 악몽

  • 마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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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07   |  발행일 2022-09-07 제27면   |  수정 2022-09-07 06:41

제11호 태풍 '힌남노'는 가을 태풍답게 곳곳을 할퀴고 갔다. 포항·경주에 시간당 100㎜가 넘는 물폭탄을 퍼부으며 산사태와 도로 침수 등 피해를 남겼다. 그동안 태풍은 주로 여름철 불청객이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8월 말~10월 발생하는 가을 태풍이 늘면서 피해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10년(2012~2021) 사이 발생한 태풍 262개 중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은 40개다. 이 가운데 가을 태풍은 총 13개에 이를 정도로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

가을 태풍 역사상 최악으로 기록되는 것은 1959년 9월17일 추석 명절에 강타한 '사라'였다. 당시 사망 및 실종자는 849명에 달했다. 2000년대 들어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낸 태풍은 '루사'(2002년)였다. 8월30일부터 9월1일까지 246명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그리고 역대 가장 큰 규모인 5조원대의 재산피해를 냈다. 루사 다음으로 큰 피해를 남긴 태풍은 '매미'(2003년 9월)로, 130명의 인명피해와 4조원대의 재산피해를 냈다.

이처럼 가을 태풍이 엄청난 위력을 가지는 이유는 여름철 뜨거워진 해수면이 태풍의 몸집을 더 키우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태풍은 고온의 바다가 내뿜는 수증기를 에너지원으로 삼는데, 태풍이 발생하는 수역의 해수면 온도는 8월 말에서 9월 초 사이에 최고치에 이르게 된다. 말하자면, 이 시기에 태풍이 우리나라를 향해 이동하기 좋은 '태풍길'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가을 태풍이 늘고 강도도 더욱 세지고 있는 만큼 철저한 준비만이 최상의 대비책이다.
마창성 동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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