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SVB 파산, 역대 둘째로 큰 규모

  • 손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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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11 12:27  |  수정 2023-03-13 08:53  |  발행일 2023-03-11
금융시장 '패닉'

매각방침에도 당국 칼 빼들어
미국 SVB 파산, 역대 둘째로 큰 규모
미국 서부 스타트업들의 돈줄 역할을 해왔던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했다. 연합뉴스

미국 서부 실리콘밸리의 최대 상업은행인 실리콘밸리은행(SVB)가 파산했다. 예금주들의 동시 다발 인출 사태가 벌어진 지 하루 만에 주가 폭락을 버티지 못한 것이다. 이번 파산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문을 닫은 저축은행 워싱턴뮤추얼 이후 역대 둘째로 큰 규모다.

미 캘리포니아주정부는 불충분한 유동성과 지급불능을 이유로 SVB를 폐쇄하고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파산 관재인으로 임명한다고 지난 10일(현지시간) 밝혔다.

SVB는 1983년 설립된 이후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의 돈줄 역할을 해왔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자산 2천90억달러, 총예금은 1천754억달러다. 미국에선 16위의 은행이었다.

SVB가 파국을 맞은 건 전날 아침 금리 상승으로 국채 및 모기지 담보 증권에서 18억달러(한화 약 2조4천억원)의 손실을 봤다는 발표가 도화선이 됐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 1년간 기준금리를 급격하게 올린 여파로 기업들의 여신과 수신이 경색되면서 SVB로 유입되는 신규 자금이 끊겼다. 따라서 SVB눈 유동성 확보를 위해 비싸게 샀던 채권을 헐값에 매각했다.

은행 경영진은 자본을 조달하고 추가 투자자를 찾겠다며 고객들을 안심시키려했지만 실패했다. 하지만 발표 직후 주가가 60% 이상 폭락하고, '빨리 자금을 빼라'는 벤처캐피털 회사들의 경고까지 나온 탓에 고객들이 한꺼번에 예금을 인출하는 뱅크런을 막지 못했다. 이로 인해 60%의 주가 폭락이 한꺼번에 찾아왔다.

SVB 측은 22억5천만달러의 증자 계획이 무산되자 회사 매각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런데 다음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하룻만에 전격적으로 주식 거래 중단과 은행 폐쇄 조치로 맞섰다. 금융권 전반으로 사태 전이를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였다. 실제로 SVB 사태 직후 퍼스트리퍼블릭 은행과 시그니처 은행 주가가 장중 20% 이상 폭락하는 등 이상 징후를 보였다.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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