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각각(時時刻刻)] 이태원 참사 후 1년…예방의 해법은 AI

  • 박윤하 우경정보기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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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07 06:55  |  수정 2023-12-12 10:49  |  발행일 2023-11-07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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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하 (우경정보기술 대표)

지난 주말은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 1년이 되는 날이고, 이태원에서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등진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행사가 서울광장, 교회, 성당 등 국내외 각지에서 열렸다. 159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197명의 부상자를 남겼던 이태원 참사는 예방이 가능했던 사고였기에 슬픔과 안타까움이 더욱 커졌었고, 지난 1년간 우리 모두는 이러한 참사가 대한민국에서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바뀌어야만 했다.

그렇다면 이태원 참사 이후 1년간 우리 대한민국의 국가 안전 시스템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지난 1년간 총 154건의 행사에서 행정안전부 주관하에 지방자치단체별로 조례를 지정해 자체적으로 인파 안전관리를 담당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경찰과 소방, 도시철도공사, 서울교통공사 등 관계기관과 함께 사전 안전조치를 취하고 예방 및 통제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점이 가장 고무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참사가 있었던 서울시의 경우 시 자체에서 별도로 인파 안전 관련 매뉴얼을 재정리하고 서울시 자치 경찰위원회에서는 분기별로 계획된 축제와 행사의 예상 인구 밀집 정도에 대한 자문 위원단을 꾸려 사전 위험성 평가를 하고 있다. 경찰청은 올 4월 인파 사고 발생 후 긴급 대처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인파 관리 기동단 훈련을 실시하였는데, 이 훈련은 경찰이 인파 관리 통제기법을 발전시키려 노력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유사 사고 예방을 위한 앞서 언급된 행정적인 변화 이외에 많은 민간 기업의 노력으로 인파관리 기술의 개발 또한 괄목할만한 수준의 진전이 있었다. 기존에 대표적인 인파관리 시스템의 기술로 AI·CCTV 기반의 군중계수 기술이 있었지만, 최근의 군중계수 기술은 사람이 밀집되어 신체 일부가 가려지더라도 머리 일부만 관찰되어도 사람의 위치를 추정하는 기술과 CCTV 영상 자체의 해상도를 높일 수 있는 딥러닝 기반 고해상도화 기법을 적용하여 정확한 인원 계수가 되도록 개선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 상황에 대한 정밀한 분석 및 효과적인 예측을 위해서는 기존 군중계수 기술을 실시간으로 활용하는 것 이외에 통신·금융 데이터의 분석과 행동에 기반한 빅데이터 분석이 필요할 것이다. 즉, 빅데이터를 통해 인파 집중 시간과 장소를 효과적으로 예측하고 이에 기반하여 경찰 배치 및 현장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적용한다면, 치안 자원의 적재적소 배치를 통한 효율적 운용이 가능할 것이다.

지난 1년간 정부는 제 2의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범정부적인 대책 마련에 심혈을 기울여 왔고, 그 대책의 핵심에 인공지능(AI)이 있었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휴대전화 위치신호 데이터 등을 활용하는 정보통신기술 기반 현장인파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폐쇄회로 CCTV는 지능형으로 전환해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이상 징후를 자동으로 인지하겠다는 '범정부 국가안전시스템 개편 종합대책'을 올 연초에 발표하였고, 10월 말에는 이태원 관광특구, 신촌, 부산 서면·광안리 해수욕장 등 전국 주요 지역 30곳에서 시범서비스를 시작하였다. 이처럼 AI 기술을 인파관리에 적극 활용한 결과, 올해 가을 축제는 인파사고 없이 무탈하게 넘어갔다. 도시는 과밀화로 인하여 인파사고 이외에도 홍수, 태풍, 지진 등 자연재해의 피해 규모가 거대화되어 가고 있다. 인파관리에 AI 기술을 효과적으로 접목한 것처럼, 빅데이터를 활용한 AI 기술들을 도시 과밀화로 거대화되는 재난 예방에 적극 활용한다면 재난의 사전 예측, 조기 경보 등으로 인명 및 재산 피해의 최소화에 기여할 것이다.

박윤하 (우경정보기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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