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레이더] 확장성의 가치

  • 장민환 하이투자증권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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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28 07:56  |  수정 2024-02-28 07:57  |  발행일 2024-02-28 제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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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환 <하이투자증권 책임연구원〉

지난 10년간 미국 S&P Biotech ETF(XBI)로 대표되는 글로벌 바이오텍 업종 지표의 상승 요인들을 돌아봤다.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한 의약품부터 새로운 기술과 사업모델, FDA의 신속 승인 프로그램 등 다수 요인들이 제약·바이오 업종 센티멘트에 영향을 줬다. 현 시점으로 돌아와서 팬데믹 이후 오랜 조정 기간을 가진 업종 지표를 움직인 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과 빅파마의 M&A이다.

M&A는 도래할 특허 절벽과 IRA 법안으로 인한 수익성 저하에 대한 빅파마의 대응으로 판단한다. 이 내러티브는 주요 면역항암제의 특허 만료가 예상되는 2028년까지 유지될 전망이다. 지난해 주요 M&A를 살펴볼 필요성을 제시한다.

파이프라인 중심 M&A는 비만 치료제와 자가면역질환 내 유망한 파이프라인을 향했다. 두 영역의 공통점은 하나의 의약품이 갖는 확장성으로, 기존 메가 블록버스터의 사례들을 살펴봤을 때 높은 가치를 갖는다는 판단이다. 빅파마의 모든 블록버스터가 높은 수익성을 제공하지만, 메가 블록버스터는 질병 관리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의미를 갖는다.

GLP-1 작용제(비만치료제)는 혈당 조절과 체중 감량을 넘어 심혈관계 질환 전반에 효능을 보이고 있다. 비만 환자가 갖는 동반질환으로의 영역 확장은 비만치료에 대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의미한다. 혈당을 관리해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것처럼 과도한 지방 축적을 약물로 관리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고 있다. 다수의 심혈관계 질환에서 성공적인 임상결과의 도출과 더 높은 효능 및 경제성을 보유한 약물의 등장은 이러한 흐름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추가적으로 미국 내 공보험 적용에 대한 가능성은 시장에 더 큰 업사이드를 제공한다. 결국 장기적으론 비만치료제의 의료적 이점이 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GLP-1 작용제 및 비만치료제의 적응증은 개발 근거와 그 방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알츠하이머 치매와 파킨슨병 등 퇴행성 신경질환으로도 개발을 시도하고 있으나,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에서 유의성을 달성한 결과는 아직까지 찾아보기 힘들다.

반면, 글로벌제약사 일라이 릴리의 비만치료제 마운자로·젭바운드의 MASH(비만, 대사이상 지방간염) 적응증 대상 초기 임상 결과는 타 기전을 갖는 MASH 치료제 개발사의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며 GLP-1 작용제에 대한 기대감을 보여준다. 대사 질환 및 체중 감량과 직접적 관계가 있으며 미충족 수요가 큰 영역에서의 가능성을 전망한다.

관련 국내 업종으로는 한미약품을 추천한다. 한미약품의 전임상 단계 LA-GLP-1/GIP/GCG(HM15275, triple agonist)는 기전적으로 높은 체중 감량 효과가 기대된다. MSD향 기술이전 및 자체 개발 중인 MASH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도 유효하다. MASH는 GLP-1 작용제의 적응증 확장 근거와 방향성이 부합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비만치료제 시장의 확장과 함께 질환 내 미충족 수요를 해결할 가능성을 갖춘 파이프라인이 주목받을 전망이다. 체중 감량 효능 및 근손실 없는 체중감량, 환자 편의성을 개선한 경구제 등 각 영역에서 특장점을 갖춘 파이프라인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한미약품의 파이프라인에서 주목할 부분은 체중 감량 효능이다. LA-GLP-1/GIP/GCG(HM15275, triple agonist)의 전임상 결과는 올해 공개가 예상된다. MASH 파이프라인의 임상 2b 결과 공개는 2025년 예정돼 있다.장민환 <하이투자증권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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