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화의 자연과 환경] 자주 듣게 되는 암모니아

  • 정성화 경북대 화학과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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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13 06:54  |  수정 2024-03-13 06:56  |  발행일 2024-03-13 제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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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화 경북대 화학과 석좌교수

암모니아는 수소와 공기의 질소로부터 제조되는 무색의 염기성 기체로 특유의 자극적인 냄새가 나며 그 냄새 때문에 삭힌 홍어나 잘 관리되지 않은 화장실 냄새를 맡으면 암모니아를 생각하곤 한다. 암모니아는 질소비료, 폭약, 세정제, 냉매, 연료 등의 다양한 용도로 쓰이며, 또한 질소산화물(NOx)을 선택적으로 환원하여 질소와 물로 전환시킬 때 환원제로 작용, 환경에 매우 중요한 역할도 한다. 또한 현재 세계 인구의 약 반은 암모니아로부터 제조되는 질소비료로 생산된 곡식 때문이라고 할 정도로 암모니아는 인류에 매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최근 수소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으며 수소를 새로운 에너지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효과적으로 수소를 CO2 배출 없이 생산하는 기술과 수소를 에너지로 전환하는 기술은 물론이고 수소를 사용할 곳으로 효과적으로 이송하는 기술도 필요하다. 수소는 기체 혹은 액체 상태로 이송될 수 있는데 우선 파이프라인을 통해 기체로 이송하는 것은 액화할 필요가 없어 경제적이지만, 먼 거리나 대용량 이송이 쉽지 않고 누출 및 폭발의 위험이 상존한다. 반면 액체로 이송하는 것은 액화를 위해 매우 낮은 온도(-253℃)까지 냉각해야 하므로 비용이 크게 증가할 뿐만 아니라 장기간 보관하기도 힘들고 누출의 위험도 있다.

수소 이송 방법으로 수소를 많이 함유한 화합물을 이용한, 즉 어떤 화합물을 수소 캐리어(전달체)로 활용하는 것이 있다. 수소와 톨루엔으로부터 얻어지는 메틸시클로헥산이라는 물질은 수소 활용 시 반대로 수소와 톨루엔으로 분해될 수 있고 실온에서 액체인 장점이 있으므로 수소 캐리어의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암모니아는 수소 함량이 높고 비교적 쉽게 액화되므로 큰 비용 없이 액체로 전환되어 쉽게 이송할 수 있고 수소 추출 후 무해한 질소만 배출하므로 매우 좋은 수소 캐리어가 될 수 있다. 또한 암모니아는 이미 오랜 기간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정보가 있고 활용 시 기존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어 막대한 투자를 할 필요가 없는 장점이 있다. 암모니아를 수소 캐리어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수소와 질소의 반응으로부터 암모니아를 얻는 기술(N2+3H2→ 2NH3) 및 그의 역반응인 암모니아 분해 반응을 효과적으로 진행시킬, 특히 에너지 소모와 CO2 발생이 적은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

주위에서 암모니아의 생산 및 분해와 암모니아 캐리어 등의 말을 자주 듣게 되는데 나쁜 냄새가 나고 미세먼지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암모니아이지만, 수소 시대 등을 통해 암모니아가 보다 친숙한 느낌의 미래가 도래하길 기대해 본다.
경북대 화학과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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