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달구벌대로 동범서죽(東泛西竹)

  • 이태훈 대구 달서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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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27 08:21  |  수정 2024-03-27 08:28  |  발행일 2024-03-27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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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훈 (대구 달서구청장)

한반도 영남권의 중심도시 대구의 지형은 서쪽에서 북동쪽으로 가파른 기울기를 가진 고구마 형태였다. 그러나 군위군 편입으로 수탉 모양의 군위군이 그 위에 올라서는 형상이 된다. 개편을 앞둔 2030 대구 도시기본계획은 대구 공간구조를 1 도심, 4 부도심, 5 성장유도거점으로 설정하고 있다.

교통은 신체의 핏줄처럼 공간에 연계성을 부여하며 역외까지도 뻗는다. 대구의 교통망은 6개 고속도로와 경부고속철도, 경부선, 대구선이 통과하는 광역교통망과 도시 내 4개 순환선, 10여 개 방사선 도로와 3개 도시철도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 반월당을 중심으로 동서로 뻗은 폭 50m 달구벌대로는 동쪽에 범어네거리, 서쪽에 죽전네거리를 거점으로 지하철 2호선과 함께 대구 동서교통의 중심축을 이루며 역외 경산과 성주와도 힘차게 손잡고 있다. 범어네거리는 동대구역과 동대구 벤처밸리 등을 배경 삼아 관문성·역동성으로 상업·업무 고층 빌딩과 공공건물들로 스카이라인을 형성하며 동대구권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 동대구로에서 대구 미래 먹거리와 위상을 향해 펼쳐갈 묘기들이 주목되는 가운데 범어네거리는 달구벌대로를 더욱 꼭 잡아야 할 것이다.

한편 2022년에 개통된 서대구역은 대구·경북 신공항철도, 달빛철도, 대구산업선, 대구광역철도를 품으며 국토 영남권 철도교통의 중추 역할을 담대히 주장해 갈 것이다. 근거리에 있는 죽전네거리는 대구 산업 심장 성서·서대구 산단과 월배·성서지역을 아우르는 대구 서부권의 중심으로 본리네거리 방향으로는 이미 고층빌딩 숲으로 하늘을 가려가고 있다. 대구경북신공항, 서대구 성서IC 진입교통의 관문인 죽전네거리는 서대구역과 시 신청사를 배경으로 대구 서부권 경제·문화·산업의 중심 위상을 확인해 갈 것이다. 도시의 관문 및 인접 교차로는 도시의 첫인상과 정체성을 담는다.

이에 정부 인증 '그린시티' 달서구는 성서IC 주변에 8천여 그루 편백 나무를, 고속도로 지하 벽에는 아트그래픽 그리고 용산네거리 주변에는 담쟁이를 식재하며 두류 청사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시청사 진·출입 주 관문이 될 성서IC는 수십 년 후 아름드리 편백숲에 묻혀 통과 차량에 신선한 청량감을 선사해 줄 것이다.

한편 훗날 신공항이 운영되고 군위군이 공항도시로 활력을 가질 때 죽전네거리와 두류네거리 그리고 서대구역사는 두류공원과 손을 잡고 신교통 수단으로 무장해 가며 목소리를 높여 갈 것이다.

도시의 위상과 품격은 교통 결절점 주변의 빌딩들이 대변해 준다. 금융·보험업 그리고 기업 건물들이 나서주어야 할 대구의 주요 네거리들이 아파트와 주상복합건물로 점령돼야 하는 대구 경제의 허약함이 씁쓰레함으로 다가온다.

세계의 교차로 뉴욕 타임스스퀘어는 뉴욕시청사에서 센트럴파크 그리고 브로드웨이로 연결되어 하루 300여만 명을 품어 준다고 한다. 이를 아는 듯 달구벌대로는 동부권에 더욱 치우쳐 가는 지역 정책들에 새로운 균형추가 될 시청사 건립과 두류공원 대개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대구 백년대계의 꿈이 실현되는 그날을 향해 범어네거리와 죽전네거리는 부지런히 그리고 야무지게 활약상을 펼쳐갈 것 같다.

펼쳐지는 대구 서부권 시대에 힘을 더해 줄 달구벌대로는 하늘 높이 펄럭이는 동범서죽(東泛西竹)이란 깃발에 흐뭇한 미소를 보내주고 있다.

이태훈 (대구 달서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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