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광역환승제 연말 시행…구미시민 대구 동성로 올 때 대중교통 '반값'

  • 이승엽
  • |
  • 입력 2024-04-17 18:11  |  수정 2024-04-18 08:35  |  발행일 2024-04-18 제3면
TK 9개 지자체, 대중교통 요금 1천500원 통합
무료환승제+광역철도 정액할인·환승 횟수 확대
TK 30분 생활권 완성…지방소멸 극복에 도움

2024041801050008303.jpg
올 연말 대구시와 경북지역 8개 지자체에서 대중교통 광역환승제가 시행되면 주민들의 교통비 부담이 확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 시내버스가 줄지어 반월당을 지나는 모습(왼쪽)과 2019년 대중교통 광역환승 시범운행 행사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555번 영천 시내버스에 탑승한 모습. 〈영남일보 DB〉

경북 구미에서 점심을 먹고 대구 동성로에서 볼일을 본 후, 경산에서 저녁을 먹는 삶이 현실화 된다.

  

올 연말 대구권 광역철도 개통과 발맞춰 대중교통 광역환승제가 시행될 예정이다. 광역환승제 시행은 대구경북(TK)신공항 중심 거대 생활권 형성과 '제3의 도시' 대구의 위상 강화 등의 파생 효과가 기대된다.

17일 대구시에 따르면 오는 12월쯤 대구권 광역철도 개통에 맞춰 대구시와 경북지역 8개 지자체에서 대중교통 광역환승제가 시행된다.

대구권 광역 환승의 시작은 지난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대구는 사실상 동일 생활권인 경산시와 업무협약을 맺고, 무료 환승 및 동일 정산체계 등을 합의하며 대구권 최초 광역 환승의 길을 열었다. 도시 간 교류 확대 등 효과를 톡톡히 입증한 광역환승제는 2019년 경산과 연접한 영천으로 확대 시행됐다.

이듬해 대구시는 대구권 광역 환승 확대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경북도에 '러브 콜'을 보냈다. 경북도도 화답하며 환승체계 검토용역에 참여했다. 광역환승제 참가 기준은 대구로 들어오는 시내버스 노선이 있거나, 반대로 대구 시내버스가 해당 지자체로 가는 노선이 있는 경우에 한정했다. 당시 광역철도 개통은 미정인 상태였다.

기존 광역환승제가 시행 중이던 경산·영천을 포함해 대구 인근 구미·고령·성주·청도·칠곡 등 7개 시·군이 해당 조건에 부합됐다. 김천의 경우 2가지 기준에 모두 해당하지 않았지만, 구미·칠곡과 무료 환승제로 엮인 부분이 고려됐다.

광역환승제가 시행되면 대구·경북 9개 지자체의 대중교통 요금은 모두 1천500원(카드 기준)으로 통일된다. 현재 대구와 요금체계가 다른 구미(1천400원)와 청도(1천300원)의 요금은 조정될 예정이다.
해당 지역의 환승은 무료 환승제에 광역철도 정액 할인을 통합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최초 하차 후 30분 이내 1회로 제한됐던 환승 횟수도 30분 이내 2회로 확대돼 환승이 편리해질 전망이다.

광역환승제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선 구미시민이 동성로를 방문하려면 구미 시내버스 요금(1천400원)과 광역철도 요금(1천500원 전망, 미정), 대구 시내버스 혹은 도시철도 요금(1천500원) 등 모두 4천400원가량을 내야 한다. 하지만 광역환승제로 무료 환승이 되면 구미·대구 대중교통 요금(1천500원)에 광역철도 연계 할인(750원)을 더한 2천250원만 내면 된다. 사실상 반값이다.

환승수익에 따른 정산은 지자체별로 균등 배분된다. 다만, 국가철도공단에서 운영하는 광역철도의 수입은 정산에서 제외된다.

광역환승제는 대구를 중심으로 한 경북 8개 시·군을 '30분 생활권'으로 묶는다. 현재 구미공단 근로자 3만 명 이상이 대구·경산·김천, 칠곡 등에서 출·퇴근하고 있으며, 대부분 개인 승용차를 이용하는 실정이다. 권역 내 교통 정체를 크게 덜어주고, 출·퇴근 편의 증진 및 교통비 부담 완화로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큰 몫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대도시 인프라 이용에 어려움을 겪어 온 일부 지자체의 이용 편의성 증대와 유동인구 확보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경제권역 연계 및 도시 간 특징에 따른 역할 분담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명희 대구시 버스운영과 주무관(교통 박사)은 "광역환승제는 이미 경산·영천에서 도시 간 이동 증진 및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확인됐다"며 "광역환승제 도입으로 수도권에 맞서는 신공항 중심 대구경북 생활권이 탄생해 지방소멸 극복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이승엽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