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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을 실은 트럭들이 상주농협 공판장에 들어가기 위해 도로가에 줄지어 서 있다. |
"보통 2~3일은 기다립니다. 선별장이나 경매장에 물량이 쌓이면 한 이틀간 감 입고가 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자리를 뜨면 안되니 어디 가서 편히 있을 수도 없고 할 일은 많고 많이 답답합니다. 게다가 이렇게 기다리는 동안 차에 실어 놓은 감이 물러져서 상품성이 떨어져 손해가 큽니다."
경북 상주시 내서면 김모씨(64)는 29일 전날 딴 감 80상자를 경매장에 내기 위해 트럭에 싣고 상주농협 공판장에서 시작된 트럭 행렬의 뒤에 도착했다. 앞에는 언제부터 기다렸는지 알 수 없는 감트럭이 큰 길가에 수백 m 줄을 서 있었다.
국내 최대 곶감 생산지인 상주 지역의 생감 경매시설이 부족, 감 생산 농민들이 시간 낭비와 감의 상품성 저하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씨의 경우 처럼 감을 따서 공판장에 나와도 경매를 하기 위해 며칠간 길에서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상주시의 감 경매 시설은 상주원예농협과 상주농협·남문시장 등이 운영하는 경매장 3곳이다. 이들 경매장에서는 지난 16일부터 생감 농가 2천500여 곳을 대상으로 곶감용 감을 수매하고 있다. 상주원예농협의 경우 지난 28일 하루에만 곶감용 생감 1만6천 여 상자를 경매 처리했으며 다른 경매장에서도 이와 비슷한 양의 감이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수확한 감이 짧은 기간에 한꺼번에 출하되는 바람에 제때 경매를 볼 수가 없어 농민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감을 트럭에 싣고 경매를 기다리는 동안 2~3일간 트럭에서 기다려야 하는 데다, 감을 상온에 며칠 간 두면 과일이 물러져서 곶감용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며칠간 시간을 허비하고 감은 제값을 못 받게 되는 것이다. 예년에 비해 감 생산량이 크게 늘어난 올해는 이런 현상이 더욱 심하다.
이에 대해 상주시 관계자는 "감을 비롯한 농산물의 유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9만 ㎡ 규모의 농산물종합물류시설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며 "스마트 유통체계를 갖춘 이 시설이 완공되면 감은 물론 지역에서 생산되는 모든 농산물의 유통이 활성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이하수기자 songam@yeongnam.com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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