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문화적 차이를 넘어선 예술 교류 가능성

  • 조동오 달서아트센터 문화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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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2-03  |  수정 2025-02-03 08:47  |  발행일 2025-02-03 제17면

[문화산책] 문화적 차이를 넘어선 예술 교류 가능성
조동오<달서아트센터 문화기획팀장>

다양한 문화 차이 극복은 글로벌 시대의 중요 과제다. 이를 위해 타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자세가 필수적이다. 특히, 예술과 문화 교류가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필자는 2014년 인도 산티니케탄의 비스바바라티 대학과 미술 교류전을 진행하기 위해 인도 콜카타를 방문한 경험이 있다. 당시 공항에서 나오자마자 오감을 자극하는 냄새, 소음, 호흡 그리고 시각적인 풍경은 지금도 생생하다. 수많은 자동차, 사람, 동물이 뒤엉켜 소란스럽게 움직이는 장면은 마치 유기적인 생물이 움직이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더 큰 도전은 문화적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업무를 진행하는 방식부터 시간에 대한 개념까지, 한국과 인도의 차이는 극명했다. 우리는 신속한 진행을 선호하지만, 인도에서는 빠른 변화를 선호하지 않고 느리게 마무리를 짓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처음에는 불확실성과 답답함이 가득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신뢰가 쌓이며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약속 시간이 두 시간을 넘겼지만 결국에는 도착하고, 전시 준비가 늦어졌지만 최종적으로는 완성되었다. 이런 과정을 겪으며, 우리가 초조한 것인지 그들이 여유로운 것인지 다시금 고민하게 되었다.

그러나 문화적 차이를 이해한다고 해서 모든 불편함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었다. 인도의 사회 구조와 시스템은 한국의 시각에서 볼 때 비효율적이고 불합리한 부분이 많아 보였다. 특히, 콜카타 길거리에서 마주한 삶의 풍경은 흥미롭기도 했지만, 동시에 현실적인 어려움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의 예술과 문화는 철학적 깊이와 독창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오랜 역사 속에서도 지속성을 유지하며, 다양한 요소를 융합하여 새로운 예술적 가치를 창출하는 능력은 인도예술의 강점이라 할 수 있다.

당시 교류한 비스바바라티 대학교를 설립한 라빈드라나드 타고르는 1913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며 인도의 정신을 세계에 알린 인물이다. 그가 강조한 "학생들을 가르치려 하지 마라"라는 교육철학이 반영된 이 대학은 이후 노벨상 2명을 더 배출해 내면서 인도의 독창적인 교육 방식의 장점을 보여주었다. 반면, 한국은 빠른 경제성장을 위한 주입식 교육과 빠르고 효율적인 시스템 구축이 장점으로 얼마나 지속될지를 반문하고 우리는 이러한 다른 문화의 차이를 거울삼아 미래 사회의 방향 설정을 고민하는 데 참조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문화 교류란 단순히 차이를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과정이다. 예술은 문화적 장벽을 허물고, 더욱 깊은 이해와 협력을 이끌어 내는 역할로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다.조동오<달서아트센터 문화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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