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자기 확신이 필요할 때

  • 박정미 대구미술관 수집연구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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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2-05  |  수정 2025-02-05 08:14  |  발행일 2025-02-05 제18면

[문화산책] 자기 확신이 필요할 때
박정미<대구미술관 수집연구팀 과장>

나는 TV를 즐겨 보진 않는다. 하지만 채널을 돌리다 보면 유일하게 리모컨을 멈추게 하는 방송이 있다. 바로 유퀴즈(채널 tvN)다. 지금은 유퀴즈가 주로 유명인을 인터뷰하지만, 몇 년 전만 해도 우리 주변에서, 혹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주변인들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출연자들은 자신의 일에서 성취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때때로 타인의 평가로 상처를 받기도 한다고 했다. 그 말을 들은 유재석은 이렇게 말했다.

"나에 대한 큰 애정 없는 사람들이 이러쿵저러쿵하는 얘기에 너무 흔들리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이 말이 괜히 마음에 남았다. 우리가 얼마나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남의 평가에 신경 쓰며 보내고 있는지 돌아보게 했기 때문이다. 사실 나를 진심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런 사람들의 말에 내 감정과 자존감을 맡길 이유는 없다.

사회는 성공의 기준을 이미 정해놓고 그 틀 안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한다. 좋은 대학, 안정된 직장, 높은 연봉. 물론 그것들이 나쁘다는 건 아니다. 다만 그것들이 '나'라는 사람의 가치를 모두 설명해 주지는 않는다. 남들이 정한 기준에 맞추려 애쓰다 보면, 정작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잊어버릴 수 있다.

남의 말에 휘둘리지 않는 방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그 말이 나를 진심으로 생각하는 사람의 말인지, 아니면 그냥 지나가는 바람 같은 말인지 구분하면 된다. 진심 어린 조언은 마음에 따뜻함을 남기지만, 애정 없는 평가는 찬바람처럼 스쳐 지나간다. 중요한 건 그 바람을 붙잡으려 애쓰지 않는 것이다. 그저 흘러가게 두어도 괜찮다. 마음 속에 오래 머무를 가치는 따뜻한 말 한 줌이면 충분하다.

결국, 나를 지켜주는 건 나 자신이다. 내가 나를 믿는다면, 남의 말은 그저 배경음일 뿐이다.

몇 해 전, 남의 말에 휘둘렸던 내 친구가 이제는 자기 확신을 가지고 자기 확신을 성취해 냈다. 그리고 나에게 인생 2막이 시작되었다고 말해주었다. 그 확신을 나에게 전해주어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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