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신장장애 2급…어려움 속에서도 씩씩한 은미씨

  • 강명주 시민기자
  • |
  • 입력 2025-02-19  |  수정 2025-02-19 08:17  |  발행일 2025-02-19 제24면
주3회 투석에 여러 수술 감당

자격증 취득·청약 등 소망 품어
[동네뉴스] 신장장애 2급…어려움 속에서도 씩씩한 은미씨
종양수술을 앞둔 상황에서도 오은미씨는 웃음을 잃지 않았다.
오은미(42·대구 수성구)씨는 가슴이 조이고 아파서 초음파검사를 하면서 선천적으로 단독 신장으로 태어난 걸 26세 때 알았다. 원인 불명의 신부전이었다.

오씨는 어릴 적부터 황달 감기를 많이 앓았다. 몸이 약한 아이려니 했고, 면역력이 약해서 요로감염으로 일주일 병원 입원도 했었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거치며 큰 병치레는 없었지만, 힘이 없어 학교와 집만 오갔고 오빠 일을 도우며 지냈다.

그러던 중 몸이 너무 피곤하고, 다리도 붓고 코로나가 한창이었던 2020년 건강검진에서 크레아틴 수치가 너무 높아 신부전 4기 판정을 받았다. 청천벽력이었다. 혈액투석을 해야만 했고, 신장 투석을 받을 수 있는 동맥혈관류를 팔에 두 개나 심어야 했다. 처음 투석을 시작할 때는 너무도 두려웠다. 혈액투석은 일주일에 3회 4시간씩 꼼짝없이 누워 있어야 하고, 투석하고 나면 기운이 하나도 없었다.

그해 오씨는 맹장 수술을 했고, 난소에 종양이 생겨 난소를 제거하고 생리혈을 쏟다시피 해 자궁 물혹도 제거했다. 그것만으로는 과다출혈 현상이 완전히 없어지지 않았다. 신장내과 의사와 산부인과 의사가 의논한 결과, 결혼도 안 한 아가씨이지만 건강이 먼저라는 결론을 내렸고, 자궁적출 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투석을 받는 상황에서 수술은 수술대로 진행됐다. 2023년 위에 큰 용종이 생겼고, 올해는 변에 피가 나고 아파 항문 종양 수술도 받았다.

오씨는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있다. 건강이 좋아지면 취업이라도 할 마음으로 투석 안 하는 날 틈틈이 공부했다. 한식 조리사 자격증, 양식 조리사 자격증, 제과제빵 조리사 자격증, 커피 바리스타 자격증을 땄다.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연로해져 그는 홀로서기를 해야만 했다. 혼자 살면서 지하철을 타고 투석을 다니며 조금씩 나오는 수급비와 장애 수당을 모아 청약 저축 적금도 조금씩 든다고 했다.

오씨의 작은 소망은 작은 임대아파트라도 당첨이 되어 자기만의 보금자리를 만드는 것. 이 이야기를 들으며 신장 장애 2급에 일주일에 신장 투석을 3번씩 하는 것만으로도 힘들 텐데 취업을 준비하며 어려움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예쁜 미소를 보며 참 감동했다.

글·사진=강명주 시민기자 kmejuw7@hanmail.net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시민기자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