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운일랑 막아주고 자자손손 무병장수~" 신명나는 지신밟기

  • 채건기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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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2-19  |  수정 2025-02-19 08:52  |  발행일 2025-02-19 제24면
공산풍물단 정월대보름 행사

지묘동 당제나무에서 시작해

20여 개 상가·기관 돌며 축원

액운일랑 막아주고 자자손손 무병장수~ 신명나는 지신밟기
대구시 동구 지묘동 공산풍물단이 정월대보름인 지난 12일 지신밟기를 마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지난 12일, 이른 아침부터 눈이 귀한 대구에 폭설이 내렸다. 오전 10시부터 기수·사대부 복장을 한 이대감을 앞세우고 상쇠·장구·북·징 등 풍물패 25명의 행렬이 동화천 옆 지묘마을 앞 도로를 지나가고 있었다. 이날 공산풍물단은 정월대보름을 맞아 지신밟기 행사를 열었다.

우리 민족의 전승 농악인 지신밟기는 음력 정초에 마을에 지신을 밟아서 악귀와 잡신을 물리치고, 마을의 안녕과 풍작을 기원하고 가정의 다복을 축원하는 우리 민족의 세시풍속으로 고려시대부터 있었다고 전해진다.

제일 먼저 마을의 당제 나무에서 지신밟기를 했다. 휘모리·자진모리 장단으로 신명나게 흥을 돋우는 가운데 허임수 사설의 선창이 있었다.

"어화 지신아 지신아 지신을 밟아 누르세~정월이라 대보름에 풍물단이 들었으니~축원가오 덕담가오 소원성취 발원가오~들삼재 날삼재 액운일랑 막아주고~자자손손 무병장수 웃음꽃을 피워주소~일년삼백 육십오일 오늘같이 점지하여~비나이다 비나이다 소원성취 비나이다. 대한민국 방방곡곡 지역사회 평안기원~ 팔공산의 정기받고 금호강의 서기받은 명당중의 최고명당 당신나무 터잡았네~"

당제나무놀이를 마치고 20여 개의 상가·기관·점포·경로당 등을 돌면서 하루 종일 진행했다. 가는 곳마다 문앞 작은 상에 복조리·정안수·백미·막걸리를 올려 놓고 축원을 했다.

"주인 주인 문열어주소~복들어가요 문열어주소~천복만복 받으소서 무병장수 누리소서~누르세 누르세 지신을 밟아누르세~잡귀잡신은 물알로 만복은 이문으로 액막이 타령후 다같이 복많이 받으세요~"하고 퇴장했다. 마지막에 한 곳은 단장이 운영하는 동구 방촌동 대로변의 식당에서 했다. 한창 풍악을 울리고 있는데 지나가는 1t트럭을 운전하던 젊은 남성이 구경하고 있다가 시골에 사시는 어머니가 생각난다면서 20만원이 든 봉투를 건네 주었다.

공산풍물단(단장 전성진)은 33명의 단원으로 지난해 11월30일에 창단됐다. 자체 경비로 지묘동에 있는 건물의 지하공간에 연습실을 마련했으며, 매주 화·금요일 저녁에 강습을 하면서 실력 향상에 매진하고 있다.

글·사진=채건기 시민기자 ken4975@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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